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2024년 7월 5일 금요일!
오늘은 인기 만점의 라이팅시온 강사님이 이끌어주시는 “나다운 블로그 제4회 콘텐츠 데이트”가 제주 도립 미술관에서 열린 날이다.
워낙 미술이나 예술에 대해서는 완전히 문외한인 내가, 과연 이런 모임에 참석해도 되나라는 약간 바보스러운 걱정도 했지만, 염불에는 관심 없고 오직 잿밥에만 관심 있는 사람처럼, 그저 우리 동아리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서 같이 이야기하고, 맛있는 점심 같이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에 들떠서 무조건 참석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 중산간 지역에는 밤새 어마어마한 비가 내리면서, 천둥 번개까지 동반을 했다. 오늘 중요한 모임이 있다는 사실에 걱정이 됐었는지 새벽 1시 전에 잠이 깨고는 그대로 날 밤을 새웠다.
하늘이 도우셨는지, 우리 집 양반 아침 차려주고, 점심 준비까지 마치고 나니까 그 시커멓던 하늘이 서서히 개이기 시작했다.
늘 신랑한테 약간 모자란다고 혼나면서도, 오늘도 여전히 비가 멈춘 것이 너무도 신나서 신랑한테 “아싸~~” 하면서 말을 건넸다가, 여지없이 오늘도 혼나고 말았다.
어쨌거나 오늘의 나는 너무도 신나고 행복하다.
그저 나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비바람이 대수이겠는가, 빛의 속도로 달려나갈 준비가 늘 되어있다. 우리 집돌이에 삼식이 아저씨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그 고마운 손길에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오늘의 콘텐츠 데이트는 아주 우아한 코스를 밟았다.
제주 도립 미술관이란다.
제주 공항에서 차로 불과 10분에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자리에 위치한 제주 도립 민속 박물관은, 제주시의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함께 어우러져 그 독특한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고 있는 곳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곳이다.
건축학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는 제주 도립 미술관은, 물과 자연을 테마로 설계가 되어있다. 건물과 주변 환경이 어우러져서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구조가 아주 인상적인 곳이다.
제주 도립 미술관을 설계할 때, 바다 위에 떠 있는 제주처럼 미술관도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미술관을 둘러싸고 있는 물에 반사되는 제주의 하늘과 나무의 모습은 이미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되기도 한다.
제주도에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제주도의 하늘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는 것이다. 파란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맑고 투명한 하늘 아래, 너무나도 부드러운 구름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너무도 예쁘다.
가끔 집에서도 이런 제주의 하늘과 구름에 넋이 빠져서 그야말로 하늘 멍, 구름 멍을 하고 있다. 다른 것은 감상할 줄 몰라도 이 아름다운 하늘만큼은 마음껏 눈치 안 보고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침 오늘 방문한 제주 도립 미술관의 하늘은, 많은 비가 오고 난 뒤라서 그런지, 마치 세상의 모든 때를 다 씻어낸 듯 너무도 맑고 순수하고 깨끗하다.
비가 남긴 구름들은 흰 솜처럼 부드럽게 흩어져 있는 것이, 마치 아기 천사들의 순진한 손길이 스쳐 지나간 듯하다. 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칠십 대 할매의 심장이 또 나대기 시작한다.
사진을 좀 더 예쁘게 잘 찍을 수만 있다면 이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어느 정도 카메라에 담을 것도 같은데, 실력 없는 자의 소리 없는 아쉬움만이 허공을 맴돈다.
제주 도립 미술관은 그 자체로 제주를 대표하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도 제주 사람들의 삶과 문화, 예술을 담아내는 전시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방문객들에게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선사해 주는 건물 주변의 정원은 제주 도민뿐만이 아니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기쁨을 전달해 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무조건 직접 방문해서 관람하시기를 적극 추천한다.
제주 도립 미술 박물관에서 느낀 또 다른 점은 장애인들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가 여러 곳에서 돋보인다는 것이다.
우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차를 세우고 나면, 다른 곳하고는 다르게 일체 턱이 없는 것을 보게 된다.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이나, 시각 장애인들이 전혀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주차장에서 이동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턱이 없는 장애인 주차장에서 나오다 보면 처음으로 마주치는 곳이 바로 “강승철 작가”의 작품이 있는 곳이다. 제주 비엔날레 때 일부러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서 만든 시설이란다.
옹기를 빚으시는 강승철 작가님께서 직접 옹기로 시각 장애인들의 동선을 따라서 작품을 제작해 주셨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면, 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려로, 미술관에 대한 모든 영상이 수어로 되어있고, 영상을 설명하는 패널에는 자막 또한 잊지 않고 설치를 했다.
총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미술관이라서 1층 관람을 마친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렇듯 모든 동선이 휠체어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을 위한 배려로 가득 차 있는 곳을 보면서 제주 도립 미술관이 도민을 비롯해서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어오셨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제주 도립 미술관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서 제주 전통문화와 현대 예술의 조화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특히 제주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어서 제주도의 예술적 유산을 보존하고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란다.
미술관 내부 역시 굉장히 넓고 밝아서, 작품 감상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곳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운이 좋아서,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고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이 이곳 박물관에서 만날 수가 있었다. 우연치고는 너무도 기가 막힌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한테는 결코 가까이서 마주할 수도 없는 귀중하고 소중한 작품들을 바로 눈앞에서 감상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애월에 사시는 “애월꽃”님이 직접 차로 데려다주셔서 편안하게 온 것만도 너무 고마운 일인데, 아름다운 미술품 앞에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어서 그냥 쳐다보기만 하고 있는 나한테, 마치 구세주가 나타나듯이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는데 놀라서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 덕분에 모처럼 제대로 된 감상을 할 수가 있었다.
유홍준 교수님의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오늘 이 말의 뜻을 확실히 깨달을 수가 있었다.
설명을 듣고 나서 다시 바라보는 그 작품의 세계는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것이다.
이런 대단한 친구를 만났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우리 블로그 동아리의 모임이 더욱더 소중하고 감사하게 다가왔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제주 도립 미술관은 제주의 독특한 매력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꼭 예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나 같이 예술에 대해서는 완전히 문외한인 사람도, 이곳을 방문하면 저절로 그 독특하고도 특이한 아름다움에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은 기껏해야, “아~~ 멋있다!” , “ 대박~~” 정도밖에 안된다. 하지만 속으로 느끼는 감정은 어느 예술가에게도 지지 않을, 나만의 “느낌적인 느낌”은 충분히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처럼 제주 도립 미술관은 자연과 예술이 만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니만큼, 제주도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한 번쯤은 방문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드린다.
오늘은 “나다운 블로그 키우기”의 4번째 콘텐츠 데이트 날이었다.
작년 6월부터 시작된 “라이팅시온”강사님의 “나다운 블로그 키우기”의 멤버들로 만들어진 팀으로, 비록 강의는 끝났지만 여전히 그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부에 대한 열정과 “라이팅시온”선생님에 대한 애정이 식을 줄을 모른다.
할매인 나 빼고는 전부 다 나름대로 굉장히 바쁘게 살면서도, 한 번도 공부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동기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음에 너무도 감사하게 된다.
같은 생각을 갖고 모인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어쩌다 한 번씩 만나기라도 하는 날에는, 마치 이산가족이라도 만난 듯이 모두들 진심으로 너무 반가워하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져 온다.
이런 맛에 사는 것 같다.
이런 재미로 이 동아리를 떠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오래오래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고 싶은데, 칠십 하나라는 나이가 행여 젊은 사람들한테 민폐라도 끼칠까 봐 그것만이 걱정이다.
우리 모임은 주로 사십 대 초반에서 중반이 대부분이다. 오십 대도 조금 있다. 전부들 학교 다니는 애들을 키우고 있고, 나름 비즈니스도 하고, 회사도 다니면서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들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기회가 열리기만 하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온다,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다.
누가 강제로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데, 전부들 하나라도 더 배워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만들겠다는 엄청난 각오 하나로 덤벼드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행운이다.
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공부의 소중한 문을 못 두드리고 있는 그런 답답한 사람들이 내 주변에도 많다. 그럴 때마다 우리 동아리 친구들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말해주고 싶은데, 꼰대 소리 들을까 봐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한다.
내 장담컨대, 우리 동아리 친구들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렇게들 열심히 사는데 성공 못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묵묵히 곁에서 응원해 주고, 가끔 맛있는 것 있으면 사 주고 싶다.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강의가 만들어져서 이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한번 강의실에 모여, 공부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고 싶다.
이제 와서 고백하건대, 실은 공부보다는 같이 모인다는 것이 더 좋았다.
그래서인가, 작년에 배운 것들, 거의 다 도로아미타불이 된 것들이 많다. 그 덕분에 이번에 또 똑같은 강의가 시작된다고 해도, 그 자리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또 참석하고 있을 것 같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나랑 같은 생각일 것이다.
까짓것, 잊어버리면 좀 어떤가…
우리 라이팅 시온 선생님께서 또 친절하게 다시 또 가르쳐 주실 텐데…
나다운 블로그 키우기의 동료분이 하시는 제주 유명 맛집인 “노조미”에서 오랜만에 회식을 했다. 역시나 같은 블로그 동기인 “아로새긴 아벨”님께서 맛있는 점심을 크게 한 턱 쏘셨다.
확실히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남이 사주는 음식”이라더니 너무도 맛있고 행복하기까지 했다.
처음 와보는 “노조미”에서의 음식은 생각 외로 너무 맛있어서 혀가 놀랄 정도였다.
우리 집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았더라면 아마도 수시로 드나들었을 것 같다.
역시 블로그 동기인 늘 귀여운 모습을 자랑하는 “소행란이”님께서 커피를 쏘셨다.
애월꽃님하고 둘이서 서로 내겠다고 다투는 모습에, 역시나 한국에 다시 돌아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런 정에 목말라있었던 것이다.
무엇이든 만나면, 그것이 술이든, 커피이든 상관없이 무조건 ”짠~~“ 하고 건배하듯이 하는 것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인 것 같다.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서인지 두 시간 이상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의 장을 이어갔다. 삼식이 아저씨 외에는 거의 말할 사람이 없다가, 쉬지 않고 대화의 창이 열리는 이곳에서, 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오락가락할 정도로 너무도 행복했다.
가뭄에 콩 나듯이 나갈 때마다, 우리 집 양반이 나한테 당부하는 말이 있다.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듣기만 하다가 오란다.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즐겁자고 모였으면 주거니 받거니, 요즘 말로 “티키타카”라는 것이 돼야 대화의 흐름도 있고, 분위기도 살리는 것인데, 가뜩이나 할매가 무게 잡고 떡하니 입마저 닫고 있으면,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이다.
어쨌거나 오늘도 여전히 변함없이 난, 원 없이 대화를 나누었고, 늘 하던 대로 집에 돌아와서는 당신 시키는 대로 아무 말도 안 하고 듣기만 하다 왔다고, 얌전하게 보고를 했다.
완벽한 하루였다.
너무도 행복한 하루였다.
더 자주 모였으면 하는 바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