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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Apr 30. 2024

업글할매의 독서 노트

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애플이 가지고 있는 최강의 디지로그 노트인 “굿노트”에 큰 맘 먹고 새로운 노트 만들기 작업을 했다. 다이어리를 새로 만들고, 필사노트 또한 새로 만든 것이다.


노션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면서 한동안 이 ”굿노트“라는 것을 멀리했었는데, 계속되는 번아웃증세에 달리 뚜렷한 해결책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워서 생각해 낸 치료제가 바로 이 굿노트였다.


더 이상 나빠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나름 이것저것 다 시도를 해보다가 처음 아이패드를 샀던 때가 떠올랐다.


오랜 이민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역이민이라는 것을 왔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남편의 위암 수술과 예기치 못했던 나의 오른 손을 크게 다치는 사고가 겹치면서 우울증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때 나를 구해준 것이 아이패드를 사고 바로 굿노트라는 것을 사용한 것이다. 오른 손을 제대로 못 쓰다보니 그렇게도 좋아하던 노트 정리라는 것을 전혀 할 수가 없었는데, 이 굿노트라는 앱을 사용하면서 비록 손글씨는 못 쓰더라도 오히려 더 깨끗하고 예쁘게 정리되는 것을 보면서 나의 심각했던 우울증 또한 말끔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물론 굿노트에 깔끔하게 정리될 때까지의 고충또한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두 번째 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의 신경까지 다친 상태라서 거의 희망이 없다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아이패드의 키보드가 나를 살려준 것이다.


아무리 두들겨도 반응이 없던 것이 죽기살기로 두들겨댄 결과, 어느날 손 끝이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의 그 엄청난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를 살려줬던 굿노트를 이제는 노션이라던가 블로그, 브런치등을 시작하면서 잠시 잊고 지냈던 것이다.


사람이라는 것이 이렇게도 간사한 것인가 보다.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몇일 전에 이 고마운 굿노트 앱을 다시 키기 시작했다. 역시나 대단하고 위대한 존재이다. 수 많은 디지털 노트들이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나한테는 굿노트가 최고인 것 같다.


아마도 첫 정이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이어령 선생님이 만드신 ”디지로그“라는 말을 너무도 사랑한다. 그래서 나를 소개할 글을 쓸때, 반드시 머리말에 ”디지로그를 사랑하는 업글할매입니다“라고 쓰면서 시작한다.


업글할매 굿노트 다이어리

이 ”디지로그“를 제대로 만든 것이 바로 ”굿노트“라는 앱이다.


마치 손글씨를 쓰는 듯한 느낌으로 내가 만든 예쁜 나만의 노트 속지에 글을 쓰기도 하고, 예쁜 스티커를 갖다 붙이기도 하다보면 완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그동안 나름 열심히 책리뷰를 했었다.


아무래도 책 리뷰라는 것이 되도록이면 새로 나온 책들을 주로 하다보니, 지나간 책들에 대한 소중함이 사라진 듯해서 다시 읽어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동안 부지런히 필사라는 것도 해왔었는데 뭔가 체계가 안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중한 필사 내용을 그대로 방치해두기에는 그동안 내가 쏟아 부었던 열정과 노력이 너무도 아까워서 큰 맘 먹고 나의 독서노트를 재 정비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책을 읽고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노션에 있는 내 서재에 필사를 하는 것이다. 노션의 엄청난 장점중의 하나가 모든 것을 다 카테고리별로 분류를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은 기본 표에다가 책 제목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표시해둔다. 작가 이름과 출판사 이름도 적고,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내가 어디에 글을 올렸나도 표시하고, 물론 링크도 걸어놓고, 얼마나 읽었나에 대한 것을 표시도 해둔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감동지수가 얼마인가도 체크해뒀다. 언제 읽었는가도 적어놓았다.


이렇게 해 놓으니까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있을 때 내가 원하는 책을 찾기가 아주 수월하다. 마치 내가 무슨 전문가라도 된듯한 그런 황홀한 기분이 드는 순간이다.


내가 읽은 책을 주제별로 분류를 해 놓았다.


에세이. 글쓰기, 자기계발, 인문/ 사회 , IT/ 디지털, 건강, 일러스트, 여행, 소설, 만화, 금융/경제, 요리, 원서, 시


이 엄청난 일을 내가 했나라는 자부심이 갑자기 솟구쳐 올라온다.


책을 읽은 연도 또한 기록해뒀다. 작년에는 몇권을 읽었고, 어떤 책을 주로 읽었었나를 한 눈에 알 수가 있다. 매년마다 통계를 금방 체크할 수가 있다보니 책을 읽어야겠다는 동기부여또한 안겨주는 재미또한 있다.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나의 감정지수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하트를 1개부터 5개까지 만들어 놓고 하트가 5개이면 가장 나를 감동시킨 책이 되는 것이다.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있을 때 이런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갤러리뷰”라는 있는 것도 있어서 이렇게 내가 읽는 책에대한 모든 정보를 한 눈데 들여다 볼 수가 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쌓여가는 이 갤러리뷰 이미지가 얼마나 큰 행복을 안겨다주는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즐거움의 하나이다.


한 달에 평균 10권에서 15권이라는 책을 읽었다. 읽다보니 읽는 속도도 빨라진 것 만은 사실이다. 히지만 이제는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말처럼 무조건 한 달에 몇권 읽었나보다는 얼마나 깊이 읽었나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굿노트에 나의 필사노트라는 것을 만들었다.


노션에 정리해뒀던 책 내용중에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을, 그 글들의 성격에 따라서 내용별로 따로 분리를 했다.


이렇게 해 놓으니까 내가 읽었던 책속에 어떤 내용이 있었나를 기억을 잘 못해도, 그때그때의 내용이나 감정별로 쉽게 찾아볼 수가 있어서 글쓰기를 할 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각 카테고리별로 하이퍼링크라는 것을 달아서 바로 필사노트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각 테마별로 필사노트에다 귀여운 스티커도 장식을 해뒀다.


글쓰는 재미가 절로 생기는 순간이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나름 참 열심히 디지털 공부를 해왔었는데 이제서야 그 진가를 드러내는 것 같다.


이러한 노트를 만드는데 그다지 힘들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을 보면 참 많이 발전한 것이다.


하면 된다!

뭐든지 마음먹어서 안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컴맹세대인 칠십대 할매가 오직 유튜브를 선생삼아 독학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에 새삼 스스로 감동하면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ㅋㅋ


이러한 것들이 남은 노후를 활기차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줄 것 같다.


새로 만든 나의 필사노트가 더 빛날 수 있도록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을 다시 한 번 읽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냥 읽기만 했었던 책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


천천히 가자.

제대로 가자.


제아무리 빨라봤자 결국에는 거기서 거기더라.


속도보다는 방향을 잡고 흔들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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