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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란? 못 말리는 9가지 유형!

업글할매의 좋은 글

by 업글할매

유튜브나 TV에서 남편 이야기만 나오면, 세상의 아내들이 얼마나 많은 사연을 품고 사는지 절로 느껴진다.


어떤 얘기는 남의 일 같다가도, 또 어떤 얘기는 “이건 완전 우리 집 얘긴데? ”싶어서 배를 잡고 웃게 된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남편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같이 살다 보면 때론 “ 내가 왜 이 사람과 결혼을 했지?”싶다가도, 또 어떤 날은 “이 사람 없으면 나 혼자 어떻게 살아가지?”라면서,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지레 겁먹고, 눈물 콧물 있는 대로 다 빼는 팔푼이 노릇도 가끔 한다.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미워했다가, 그러면서도 불쌍해서 정들어가는 게 남편인 것 같다.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묘한 생명체인 것이다.


김용태 작가님의 “부부같이 사는 게 기적입니다”라는 책에서 나오듯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결혼으로 맺어진 부부는 원래부터 “안 통하는 것이 정상“이란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 한집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인데, 모든 것이 척척 맞기를 바라는 건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부부 사이를 “정상 회담”으로 이끌 것인가, 아니면 “비정상 회담”으로 치닫게 할 것인가는 누구의 몫일까?


아무래도 조율하고, 맞추고, 적응하는 건 대부분 아내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부부가 같이 사는 건 기적이라지만, 그 기적이 유지되는 건 온전히 아내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용감하게 큰소리치고 싶다.


Kling Ai에서 만든 이미지
남편이란
TV는 하루 종일 보면서
리모컨은 못 찾는 사람


TV가 불쌍할 정도로, 죽기 살기로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리모컨 찾을 때는 왜 꼭 바쁜 나를 불러대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소파에 앉아 채널을 돌리다가, 갑자기 “여보! 리모컨 어디 갔어?”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분명 조금 전까지도 손에 들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당신 옆에 있을걸?”

“없다니까~~”


참다못해 나 역시 약간 신경질적으로 말한다.

“그럼 일어나 봐.”


아니나 다를까 방석 밑에 깔려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그 많은 트로트 채널이랑 격투기 채널은 다 외우고 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TV 채널이랑 트로트 가수 이름은 거의 다 외우고 있으면서, 리모컨은 늘 잊어버리는 신비로운 존재, 그게 바로 남편이다.


참고로 우리 집의 모든 리모컨은 남편 손에 있다.


Dalle-E에서 만든 이미지
남편이란
같이 살면 답답하고
없으면 허전한 사람


남편이란, 취미도 다르고, 말도 안 통하다 보니, 옆에 있으면 답답해서 미치겠다가도, 막상 곁에 없으면 한없이 허전함을 느끼게 하는 존재인 것 같다.


TV만 봐도 그렇다.

나는 다큐나 맛집 방송이 좋은데, 남편은 트로트 아니면 격투기만 본다.


그래도 항상 옆에 있어야 하기에, 할 수 없이 식탁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아이패드로 좋아하는 방송 찾아서 따로 본다.


그런데 이렇게 따로 보고 있다가도, 꼭 부른다.


중요한 거니까 꼭 보란다.


전혀 나하고는 상관없고, 관심 밖의 일이지만, 그래도 삐낄까 봐 잠시 아는 척을 해준다.


이렇게 안 맞다 보니,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도, 막상 남편이 옆에 없다고 생각하면 허전한 기분이 든다.


늘 집에만 있는 삼식이 아저씨라, 어떨 때는 제발 혼자서 어디 안 나가나 하면서 은근히 바라지만 집돌이 귀신이 붙었는지 영 집에서 나가려고를 안 한다.


나도 느끼고 싶다.

남편이 곁에 없으면 얼마나 허전한지….


Dalle-E에서 만든 이미지
남편이란
그냥 영문도 모르면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하는 사람


남편이란…

그냥 영문도 모르면서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한단다.


우리 집 양반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자기가 먼저 잘못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언감생심 꿈조차 못 꾼다.


그런데 자진해서 미리 잘못했다고 비는 남편이 있다니, 놀라고 또 놀랄 뿐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난 그저 황당하다.


세상엔 두 종류의 남편이 있는 것 같다.


1: 아무 이유 없이 무조건 “미안해”라고 하는 남편

2: 죽어도 이유를 끝까지 따지고 캐는 우리 신랑 같은 남편


난 일찌감치 남편과의 싸움을 포기했다.

기운도 없고, 싸워서 이길 자신이 전혀 없기에 그냥 지고 살기로 한 것이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옛날 어르신들의 말씀이 지극히 지당하다는 것을, 오랜 세월 참고 살다 보니 알게 된다.


아직도 여전히 겉으로는 내가 늘 지고 있지만, 나 없으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못 하는 남편이다 보니, 결국은 내가 이긴 것이다.


혹시라도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서 이 사람을 만난다면, 그때는 혹시 ‘내가 정말 잘못했어“라는 말을 들을 수가 있을까.


이번 생에는 여러모로 망한 것 같아서, 다음 생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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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란
냉장고 문만 열면
방향감각을 잃는 사람


우리 집 양반이 냉장고 문을 여는 건, 가뭄에 콩 나듯 아주 드문 일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어렵게 문을 열고는 본인이 원하는 걸 단 한 번도 찾지 못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절로 신기해진다.


심지어는 새로 바뀐 냉장고의 문을 열 줄을 몰라서, 내가 잠깐 볼 일 보러 간 사이에, 쫄쫄 굶었다고 투덜거리는 사람이 또한 우리 남편이다.


이런 냉장고가 나왔으면 좋겠다.

냉장고 앞에 서있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그런 냉장고, 게다가 ”찾는 물건 여기 있어요~~“라고 친절하게 음성 안내까지 해주는 기능이 있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자동차 엔진 소리만 들어도, 차의 상태는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남편이, 어쩌자고 냉장고 문을 못 열어서 밥을 못 먹었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Dalle-E에서 만든 이미지
남편이란
쇼핑할 때 딱 살 것만 사자면서
자기 물건만 잔뜩 사는 사람


남편이란, 쇼핑할 때 “쓸데없는 것 사지 말고, 딱 살 것만 사자”라고 큰소리치면서, 막상 마트에 들어가면 자기 물건만 잔뜩 사는 사람이란다.


정작 아내는 필요 없는 것은 안 사려고, 일부러 리스트까지 작성해서 가는데, 정작 남편이라는 사람은, 막상 마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것저것 잔뜩 카트에 집어넣는단다.


아내가 고르면, “꼭 필요한 거야?”라고 물으면서, 본인이 고른 건 다 “정말 필요한 거야”라고 우긴단다.


젊은 남편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따라다니며, “여보, 이거 살까?”, “이건 어때?”“하면서 같이 고르는데, 우리 남편은 아예 마트를 같이 가려고를 안 한다.


어쩌다 할 수 없이 마트에 갈 일이 생기면, 그냥 차에서 기다리겠다고 혼자 다녀오란다.


이럴 때 난 속으로 ”땡큐“를 연발한다.


기회가 온 것이다.


어쩌다가 같이 장을 보게 되면, 영락없이 남편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그거 꼭 사야 돼? “


혼자 다녀오라는 말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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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란
귀찮으면서도 정드는 사람


남편이란, 귀찮으면서도 정드는 사람이란다.


남편이란…

늘 껌딱지처럼 옆에 붙어 있는 우리 삼식이 아저씨다.


하루 세 끼 꼬박 집에서 먹고, 심지어 간식까지 챙겨야 한다.


그래서 가끔은 속으로 생각한다.


“제발, 혼자서 어디 좀 나가주시지~~“


그런데 또 마당에 나간 사람이 한참을 안 들어오면, 괜히 걱정이 돼서 슬금슬금 나가 본다.


“여보, 뭐해?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이러고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제발 혼자 좀 있고 싶다고 하고선…


남편이란, 혼자 가만히 있지 못하는 존재인 것 같다.


내가 조용히 책이라도 읽으려고 하면, “여보, 오늘 반찬 뭐야?”라고 물으면서 괜히 말을 걸어온다.


왜 하필 지금 그게 궁금한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책 속으로 몰입하려던 순간, 흐름이 확 깨져버리는 것이다.


공부하다가 잠깐 졸면, 영락없이 “여보, 자?”라고 물어본다.

마누라 편한 꼴을 도저히 못 보겠나 보다.


하지만, 이런 남편이라도 막상 집에 없다고 상상하면, 그렇게 허전하고 슬플 수가 없다.


우리 집 남편은 집돌이에 삼식이 아저씨이다.

어디 나가는 걸 극도로 싫어하다 보니, 남들처럼 “남편이 집에 없으니 허전하다”라는 감정을 느껴볼 새가 없다.


그저 “만약 지금 내 옆에 남편이 없다면?”이라고 상상해 볼 뿐.




우리는 전원주택에 산다. 사람도 별로 없고, 지나가는 차 소리도 안 들리고, 위아래 층간 소음도 없는 완벽한 조용함이 함께 하고 있는 곳이다.


너무도 아름다운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제주도의 그 유명한 돌풍 바람이 휘몰아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신없이 창문이 흔들리고, 여기저기서 나뭇가지가 덜컥거리며 부딪히고, 바람 소리인지, 귀신 소리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요란한 바람이 불어댄다.


만일 이런 곳에서 남편 없이 혼자였다면, 아마도 무서움에 심장이 남아있지도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옆을 보면, 비록 팔십 대 노인이라도 남편이 있다.


이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스울 정도로 무서움과 허전함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그냥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안심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급한 일이 생기면 오히려 내가 남편을 등에 업고 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다행이다.


그래서 오늘도 생각한다.


“그래, 귀찮아도 괜찮아!“


그게 바로 남편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귀찮으면서도 정드는 사람, 그게 바로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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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란
한 얘기를 또 하고 또 하면서도
내가 한 말은 5초 만에 까먹는 사람


남편이란, 자신의 이야기는 무한 루프에 걸린다.

한 번 재생되면 자동 반복 기능이 활성화되나 보다.


특히 자기가 전쟁통에 고생했단 이야기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업데이트도 없이, 몇십 년을 한결같이 똑같은 스토리를 반복한다.


그런데 너무도 신기한 것은, 매번 처음 말하는 것처럼 신나서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자기 이야기는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하나도 잊어 버리지 않은 채 그대로 기억을 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와이프가 한 말은 5초 만에 까먹는지, 이것 또한 연구 대상이다.


혹시 남편의 머릿속에 “아내 말 자동 삭제 기능”이라도 몰래 심어 넣었는지, 언제 한 번 시간 내서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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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란
아내가 잔소리하면 화내다가
잔소리 안 하면
서운해하는 사람



잔소리여, 영원하라!


보통 가정에서는, 아내가 잔소리를 해대고, 남편은 들은 척 만척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 집은 정 반대다.

바로 우리 집 양반이 잔소리 담당을 맡고 있다.


모든 것에 완벽을 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보니, 무엇 하나 그저 넘어가는 것이 없다.


오죽하면, 젊었을 때는 제발 남편의 잔소리를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보내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할 정도였다.


남편의 잔소리가 노인이 되었다고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세월이 약인지, 이제는 웬만한 잔소리에는 이력이 붙었는지 노랫소리로 흘려보낸다.


내공이 쌓인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옆에서 잔소리라도 해 주는 남편이 있다는 것에, 오히려 감사하면서 살게 된다.


늙고, 여기저기 아프다 보니, 그래도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은 역시 남편밖에 없더라.


잔소리 듣기 싫어서 무던히도 피해 다녔던 그 목소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너무도 허전하고 쓸쓸할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속삭여본다.


잔소리여, 영원하라.

하지만 적당히 넘어갈 것은 넘어가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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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란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고집불통인 사람


어른 몸에 갇힌, 다 큰 어린아이가 바로 우리 남편이다.


참 이상하다!

분명 나이는 팔십 대를 훌쩍 넘겼는데도, 가끔 우리 집 양반을 보고 있으면, 이 사람이 말 안 듣는 어린아이 같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감기 기운이 있어 보여서 약이라도 먹으라고 하면, 그깟 것에 무슨 약이냐고 있는 대로 고집을 부린다.


어린아이처럼 굴면서도, 이상한 부분에서만 고집을 피우는 남편!

이러니 한편으론 답답하고, 한편으론 우습고, 그러면서 측은지심으로 결국 정들 수밖에 없는 묘한 존재가 바로 남편인 것 같다.


그러니까 남편이란, 어른 몸에 갇힌, 다 큰 어린아이 같은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키우기에는 만만치 않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는 남편의 고집과 조금은 귀여운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면서 깨닫는다.


“그래, 이런 것이 바로 남편이구나.”


그러면서 새삼 또 가르침을 얻는다.

이런 남편과 함께 늙어가는 것도, 참 따뜻한 일이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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