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 디지털 표류기
chatgp-4o가 처음 나왔을 때는 너무도 신기해서 이것저것 다 써보고 싶은 마음에 유료 결제를 감행했다.
마치 새 장난감을 얻은 아이처럼 신나서 들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AI라는 것은 똑똑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자괴감에 빠져 결국 구독을 취소했다.
그런데 또다시 결제를 하고 말았다.
이번엔 “지브리 스타일”이라는 AI 이미지 생성 기능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내 사진을 특정 화풍으로 바꿔주는 이 신기한 기술은 지금 인터넷 세상을 들썩이게 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단연 최고는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다.
지브리 스타일이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 정교한 배경 묘사, 그리고 캐릭터들의 생생한 표정을 담아낸 독특한 이미지 감성을 말한다.
대표작으로는 “센과 이치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가 있다.
지브리 스타일은 이런 작품들을 통해 마치 그림책을 펼쳐 본 듯한 감동과, 어른이 되어도 잊지 못할 동심을 선사한다.
특히 풍경 묘사와 캐릭터의 표정 하나하나에 담긴 감성이 살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지브리풍” 이미지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란다.
워낙 만화를 좋아해서 “센과 이치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작품을 보고도, 이것이 “지브리”라는 것을 몰랐다.
그러다 챗 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통해 처음 “지브리 스타일”이라는 세계를 제대로 만난 것이다.
그리고 그 매력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림을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무료로도 가능하다고 해서 가볍게 도전했지만, 한 장 생성하는 데 15분에서 심지어는 30분까지 걸리는 것을 보고는 결국 기어코 지갑을 열고 말았다.
한 달에 20달러, 결코 가볍지 않은 금액이지만, 내 상상력을 현실로 그려주는 이 경험에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chatgpt 4o 이미지 생성을 열고.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부탁을 해봤다.
한국 할머니가 AI 공부에 도전하면서, 신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4컷 만화로 그려달라고 했더니, 세상에나 이렇게 멋지게 그려줬다.
오랜 세월 마음속에만 품어왔던 “나만의 일러스트”, 그 첫 장면이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달리 (DALLE-E)’에서도 시도해 본 적이 있었지만, 한국적인 정서를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었다.
그런데 chatgpt -4o는 달랐다.
한국어도 능숙하게 인식하고, 한국 할머니의 따뜻한 표정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건, 내가 원하는 자막을 정확히, 그것도 아주 예쁘게 한글로 넣어준다는 점이다.
그 자막 하나하나가 그림의 감정을 살려주니까, 마치 누군가 내 마음을 읽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아직은 한글 처리에 약간의 한계가 있는지, 가끔 오타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전혀 짜증 한 번 안 내고, 내가 원하는 글자가 나올 때까지 묵묵히 수정해 준다.
그 친절함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게 바로 AI의 매력 아닐까.
사람에게 이렇게 집요하게 수정 요청을 했다면, 벌써 눈치 백 번 보고, 관계가 어색해졌을지도 모른다.
사실, 나이 탓인지 처음에는 아무리 기계라고 하더라도 너무 자주 물어보면 미안하다는 생각에, 몇 번 시도하다가 그냥 포기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원하는 결과물이 안 나올 수밖에…
하지만 이제는 안다.
친절한 AI는 묻는 걸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는걸.
오히려, 계속 시도할수록 점점 더 내 마음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준다는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우리 삼식이 아저씨를 위해 하루 세 끼 정성스레 차리느라 종일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나는 이상하게 참 행복하다.
오죽하면 우리 집 양반도 나보고 약간 모자란다고 한다.
그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번엔 지브리 스타일로 그려보았다.
지브리 풍으로 표현된 내 모습은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한 사람의 삶 그 자체였다.
남들이 보면 마치 행복이 가득한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놀라운 건, 이 이미지를 본 가까운 이들이 나랑 많이 닮았다고 한다.
아마도 챗 GPT가 내 마음결이나 내 삶의 결을 어느 정도는 읽어낸 것 같다.
지브리 특유의 따뜻함이 이미지 곳곳에 스며들어 삶의 고단함마저도 은은한 빛으로 감싸준다.
눈에 보이는 건 부엌이지만, 그 안엔 사랑, 정성, 그리고 온기가 담겨 있었다.
지브리는 그런 일상의 순간들을 아름답고 잊지 못할 장면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속에서 내가 얼마나 따뜻한 삶을 살고 있었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그림은 단지 그림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이 작은 장면이 나의 평범한 하루를 얼마나 소중하게 빛내주는지 오늘따라 감동이 배가 된다.
송악산 바람을 따라 걷다 보니, 마라도가 마주 보이는 곳에서 젊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인생 샷을 남기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쭉 뻗고, 마치 세상 걱정 하나 없는 사람처럼 자유로운 포즈를 취하며 웃고 있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다.
나도 한 번쯤은 저런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에 크게 용기를 내서, 뒤에 있던 낯선 젊은이에게 염치 불고하고 부탁을 했다.
“사진 한 장만 찍어 주시겠어요? ”
창피를 무릅쓰고 찍은 한 컷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인생 샷이 되어 돌아왔다.
우리 집 양반은 망신 살이 뻗쳤다고 벌써 도망가고 없었다.
이 사진을 “달려라 하니 스타일”로 바꿔달라고 했더니, 어릴 적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 감성이 그대로 담긴 멋진 이미지가 탄생했다.
“달려라 하니”는 1980년대 많은 이들을 가슴을 울린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삶의 역경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소녀 하니의 이야기다.
나는 젊어서부터 그 ‘하니’를 참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그런 ‘하니’처럼 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다 한 번, 신랑과 함께 쇼핑을 나갈 일이 생기면 십중팔구 그 양반은 매장 구석 의자에 조용히 앉아 나만을 기다린다.
그 모습이 너무도 짜증 나고 우스워서, 이번엔 그 장면을 “심슨 스타일”로 그려달라고 해봤다.
그런데… 세상에!
놀라울 만큼 똑 닮았다.
팔짱을 낀 채 무심하게 앉아 있는 그 자세까지 어쩌면 그리도 똑같은 지 웃음이 절로 난다.
심슨 스타일은 미국 애니메이션 특유의 만화풍으로, 노란색 피부, 과장된 표정, 단순하지만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특징이다.
우리 집 양반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 구석의 의자조차도, 이 스타일로 표현이 되니 순식간에 미국 만화 한 장면으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났다.
한때 넷플릭스를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드라마 “중증외상 센터”
그 강렬하고 현실적인 이야기 속 장면들을 담은 포스터를 이번에도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 보았다.
차갑고 긴박했던 응급실 직원들의 모습이 지브리 특유의 따스한 색채와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다시 태어났다.
이미지 속의 넷플릭스라는 한글이, 깨져 나오는 것이 옥에 티였지만, 그조차도 약간의 인내만 있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모습으로 다듬을 수 있다.
이처럼, 현실의 날카로운 풍경도 지브리 스타일로 다시 보면, 마치 마음에 따뜻한 물 한 잔을 붓는 듯한 위로가 된다.
그래서 그 많은 스타일 중에서도 유독 “지브리 스타일”에 열광을 하나보다.
좋아하는 사진을 가지고 “디즈니 공주 스타일”로 바꿔 달라고 했더니, 세상에나 진짜 공주가 되어 나타났다.
화려한 눈망울, 살짝 미소 지은 얼굴까지 거울 속 내 모습이 아니라, 마치 애니메이션 속 장면에서 “짜잔~~” 하고 튀어나온 것 같다.
“디즈니 공주 스타일”이란, 클래식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가진 우아함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담아낸 일러스트 풍을 말한다.
풍성한 머릿결, 커다란 눈, 뽀얀 피부, 그리고 한 송이 예쁜 빨간 꽃까지, 어느 각도로 봐도 정말 공주 같다.
어릴 적, 책 속 공주님을 보면 “나도 언젠가는 ~~”했던 그 상상들이 이제는 그림으로 현실이 되는 세상이 왔다.
진짜 마법은 요정이 아니라, AI가 부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큰 딸네 집에 놀러 갔다가 눈부신 풍경 속에서 한 컷 찍었다.
그 추억의 사진을 “픽사 스타일”로 변환해 보았다.
결과는?
동글동글하고 따뜻한 감성이 가득한 이미지로 재탄생했다.
얼굴도, 몸도, 배경까지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되어 마치 애니메이션 한 장면처럼 포근한 느낌을 준다.
픽사 스타일은 “토이 스토리”, “인사이드 아웃”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생동감 넘치고 입체적인 3D 애니메이션 풍이다.
캐릭터는 주로 큰 눈, 풍부한 표정, 둥근 얼굴선으로 그려지며,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큰 매력이다.
그림 한 장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든 따듯하게 전해주는 것이, 바로 픽사 스타일의 마법인 것 같다.
마당에서 나무 심고 있는 남편 모습을 “사이버 펑크스타일”로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웬걸, 푸근하던 풍경이 순식간에 SF 영화 한 장면처럼 바뀌어버렸다.
배경은 네온 빛으로 번쩍이고, 남편은 무슨 첨단 기계 인간처럼 보이고, 나무는 생명체인지 로봇인지 헷갈린다.
분명 똑같은 사람이지만, 왠지 모르게 으스스하고, 정이 안 간다.
“사이버 펑크스타일”은 고도로 발달된 미래 기술과 낡고 어두운 도시 분위기가 뒤섞인 SF 장르의 대표적 시각 스타일이다.
네온사인, 기계장치, 사이보그 인간, 무채색 도심 등이 특징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블레이드 러너”, “공각기동대”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다는데, 역시나 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평화롭게 나무 심는 장면에다 이 “사이버 펑크스타일”을 입히니까, 우리 집의 평화로운 마당이 갑자기 지구 종말의 전장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영 마음에 안 든다.
그냥 새로운 스타일을 체험해 봤다는 것으로 의미를 부여하겠다.
마지막으로 시도해 본 건 바로 “엘프 스타일”이다.
바다를 누비던 해녀가 갑자기 숲의 전사처럼 변신해버렸다.
고요한 바다 대신 신비로운 숲, 물질복 대신 반짝이는 갑옷과 활, 심지어 머리에 뾰족한 귀까지 달려서 무슨 중간계에서 바다를 지키는 엘프 수호자처럼 보였다.
“엘프 스타일”은 판타지 세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엘프”캐릭터의 특징을 담아낸 이미지 스타일이다.
길고 날렵한 귀, 날씬한 체형, 반짝이는 눈빛,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신비롭고 고귀한 분위기가 핵심이다.
주고 반지의 제왕, 엘든 링 같은 작품 속에서 자연을 수호하고, 마법과 활을 다루는 지혜로운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니 해녀가 갑자기 전사처럼 보인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바다의 삶을 지켜온 해녀의 강인함이, 엘프 스타일 안에서도 눈부신 전사로 비춰진 것 같다.
생각해 보니, 바다를 누비는 해녀도, 숲을 지키는 엘프도 결국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진짜 전사다!
어쨌거나. 진심으로 말하건대, 이건 너무 재미있다!
어릴 적부터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웠다.
나도 열심히 따라 그려보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림만큼은 노력만으로는 전혀 늘지가 않는다.
그래서 나름 아이패드를 사자마자,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다는 “procreate”라는 그림 앱도 구매했다.
그런데 막상 애플 펜슬을 들고나니, 내 손은 또 굳어버렸다.
”역시 나는 안 되는구나“라는 씁쓸한 깨달음만 얻은 것이다.
한때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이 너무 멋져 보여 ”나도 혹시…?“ 하며 꿈을 꿔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림 실력은 따라주지 않았고, 자존감은 바닥을 찧고 말았다.
그렇게 나는 조용히, 그리고 아주 현실적으로 ”그림“에 대한 꿈을 접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게 ”핀터레스트“였다.
거기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저장하고, ”캔바“에서 살짝 수정해서 쓰는 재미로 그림에 대한 목마름을 그럭저럭 달래곤 했다.
그게 나의 작은 위로이자 대안이었다.
그러다가 chatgpt에서 “달리“라는 이미지 기능이 생겼다.
이거다 싶어서 또 정신없이 써봤다.
프롬프트라는 몇 마디 말만 적어 놓으면 그림을 그려주니까, 너무 신기하고 신나서 거의 미친 듯이 써봤다.
하지만, 이것 또한 한계에 부딪혔다.
프롬프트를 아무리 잘 써보려고 해도, 워낙 가방끈이 짧아서 아는 것이 없다 보니, 내가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는 도무지 나오지를 않았다.
”역시 이것도 나한테는 어려운가 보다“ 하며 슬슬 흥미를 잃어가던 차에, 진짜 내가 기다리던 기능이 드디어 등장했다.
chatgpt 이미지 생성이라는 기능이 생긴 것이다.
이미지뿐만이 아니라, 대사까지 한글로 멋지게 써준다.
이건 그야말로 그림의 신세계 같다.
그림을 못 그려도, 그림을 이해해 주는 세상이 열렸다.
손 대신 프롬프트로 그리는 나만의 세게, 그리고 그 속에서 다시 꿈꿔보는 작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삶.
세상은 또 한 번, 나 같이 그림 못 그리는 사람을 위해 놀라운 문을 열어줬다.
새로운 세상이 진짜 왔다.
“지브리 스타일” AI 이미지 생성이 발표되자마자, 단 한 시간 만에 백만 명이 구독을 했단다. 그것도 유료 결제로…
그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Open AI”의 샘 알트먼은 GPU가 녹아내릴지도 모른다면서 매일같이 “제발 조금만 자제해 달라"라며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우리도 잠 좀 자자"라며 즐거운 비명까지 들려오고 있다니, 그 반응이 얼마나 폭발적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하기사, 칠십 대 업글할매까지 동원이 됐으니 할 말이 없다.
그 여파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Chatgpt 가입자 수가 무려 5억 명을 돌파했고, 그 인기를 바탕으로 엄청난 규모의 투자까지 이끌어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저작권 문제로 시끄럽다.
이쯤 되니 정말 바라는 게 생긴다.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방식은 없을까?
작가도 살고, 사용자도 행복해지는 그런 세상.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지브리 스타일”을 비롯해서 AI 이미지 생성 기능을 둘러싸고 저작권 문제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그 속에서 내가 간절히 바라는 건, 누구나 쉽게 이런 이미지 스타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되, 그 대신 이 멋진 세계를 만들어낸 작가들의 노고와 창작 정신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이미지를 생성할 때마다 Open AI가 소정의 사용료를 작가에게 지급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그렇다면 진정한 “윈윈( win, win)”이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 아름다운 이미지를 사랑해서 기꺼이 유료 결제를 하고, 그 속에서 감동을 얻고, 때론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 꾼다.
그렇다면, 그 감동을 만들어낸 이들에게 작은 감사의 손길을 전하는 것도,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디지털 예절이 아닐까 싶다.
AI가 그려낸 세상 속에서 사람의 가치를 잊지 않는 일…
그것이야말로 진짜 감동이고, 미래를 따뜻하게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