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는 하루가 참 길었다.
아침에 눈을 떠도 아직 하루가 한참이나 남아 있는 것 같았고, 해야 할 일보다 남아 있는 시간이 더 크게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때는 늘 서두르면서도 정작 중요한 것들은 자꾸 뒤로 미루며 살았다.
“이건 나중에 해야지~~”
“시간은 많으니까~~”
그런 말이 그렇게도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다르다.
칠십을 넘기고 보니, 하루라는 것이 얼마나 짧은지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 밥 한 끼 챙겨 먹고, 집안일 조금 하고 나면 어느새 햇살이 기울어 있다.
“어머, 벌써 저녁이네~~”
이 말이 요즘 입버릇이 되어버렸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알려면 오래 살아야 한다.”
이 나이가 되고보니, 이 말이 이상하게도 가슴 깊이 내려앉는다.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젊을 때는 인생이 길다고 믿었다.
그래서
조금은 미뤄도 괜찮았고,
조금은 덜 사랑해도 괜찮았고,
조금은 덜 표현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아보니, 그 ‘조금’이 쌓여 하루가 되고, 한 달이 되고, 결국 한 인생이 되어버렸다.
요즘은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그때 조금 더 따뜻하게 말해줄 걸…“
”그때 한 번 더 안아줄 걸…“
”그때 한 번 더 웃어줄 걸…“
그 ‘한 번 더’가 이렇게 소중한 줄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래서인지 요즘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괜히 참지 않고 한 번 더 먹어본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이유 없이 전화를 한 통 더 해본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마음속에만 두지 않고, 조금 더 솔직하게 꺼내본다.
괜히 멋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참 이상하다.
나름 오래 살아왔다고 생각되는데 더 짧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하루하루가 더 애틋해진다.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것도, 따뜻한 밥 한 끼도, 별것 아닌 대화 한마디도 이제는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된다.
나이 들수록 깨닫는 것이 하나 있다.
인생이 짧다는 것은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얼마나 마음을 다해 살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오늘도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지만, 어제와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 한다.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면서 살고 싶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으니, 남은 시간만큼은 조금 더 깊게 살아야겠다.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헛되이 보내지 않는 하루…
그 하루가 모이면 비로소 “이만하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칠십이 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짧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