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내려놓으면 ‘화’도 없다

업글할매 행복한 노후

by 업글할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


별일 아닌데도 괜히 서운해지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확 뒤집히는 날이 있다.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아직도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나~~”


속으로는 그렇게 끓어오르는데, 막상 지나고 나면 또 별것 아닌 일처럼 느껴진다.


참 이상한 일이다.


젊을 때보다 더 많이 참고, 더 많이 애쓰며 살아왔는데도, 왜 어떤 날은 화가 더 쉽게 올라오는 것일까…


chatgpt에서 만든 이미지

가만히 돌아보면 예전에는 정말 화가 많았던 것 같다.


누가 내 마음을 몰라주면 화가 났고,

내 정성을 알아주지 않으면 더 서운했다.


특히 가족에게 더 그랬던 것 같다.


배우자가 무심한 말을 하면,

“내가 당신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이 마음이 먼저 올라온다.


자식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그 생각에 속이 뒤집힌다.


그때는 늘 그렇게 생각했다.


“왜 저 사람은 내 마음을 몰라줄까~~”

“왜 저렇게밖에 못할까~~”


그런데 세월이 조금 지나고 나니, 이상하게도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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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화가 났던 이유가, 꼭 상대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안에는 내가 품고 있던 기대가 있었다.


기대라는 것은 참 묘하다.


있을 때는 사랑처럼 보인다.

관심처럼 보이고,

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기대가 크면 클수록 상대가 그만큼 해주지 않았을 때 서운함이 되고, 서운함은 금세 화가 된다.


나는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랬고, 내 수고를 인정해주길 바랬고, 적어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쯤은 같이 중요하게 여겨주길 바랬던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원래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존재가 아니다.


배우자도 그렇고,

자식도 그렇고,

세상 사람 모두가 그렇다.


각자 자기 사정이 있고,

자기 방식이 있고,

자기 생각이 있다.


그걸 모르지는 않는다.


알면서도 늘 이렇게 말해왔다.


“그래도 이 정도는 해 줄 수 있잖아~~”

“그래도 내 마음은 알아줘야지~~”

“그래도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바로 그 “그래도~~”가 화를 만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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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이 들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하나 있다.


기대를 내려놓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내려놓음은, 포기하고 사는 것이 아니다.


쓸데없이 나를 힘들게 하던 기대를 하나씩 덜어내는 일이다.


예전 같으면 한마디에 발끈했을 일을 이제는 그냥 넘기게 된다.


“아,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이니까~~”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인가 보다~~”

“내가 굳이 이걸 다 안고 갈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세상이 달라진 것은 아닌데, 내 마음이 먼저 편해진다.


예전 같으면

꼭 이겨야 했고,

꼭 이해받아야 했고,

꼭 내 마음을 알아줘야 직성이 풀렸는데…


이제는 그렇게까지 애쓰지 않게 된다.


살다보니 저절로 알게 된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남을 바꾸는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남을 바꾸려 하기보다, 내 마음을 내려놓는 쪽을 택하게 된다.


그랬더니, 예전 같으면 화가 났을 일들이 그냥 지나간다.


그렇다고 화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운한 일도 여전히 있고,

섭섭한 말도 여전히 듣는다.


다만, 그 감정에 오래 붙잡혀 있지 않게 된다.


“내가 왜 이런 사소한 일로 내 하루를 다 써야 하지~~“


이 생각이 드는 순간, 화는 슬며시 사라진다.




돌아보면 우리를 가장 지치게 한 것은, 힘든 일 그 자체보다 “이러면 안되는데~~”하는 기대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이 든다는 것은 화가 많아지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화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꼭 붙잡지 않아도 될 것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혹시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화가 있다면, 조용히 이렇게 말해본다.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했구나~~”


그 한마디를 하는 순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나이 든다는 것은, 늙어가는 일이 아니라 마음의 짐을 하나씩 내려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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