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독자여러분, <생활법률, 창과 방패> 박성기 법무사입니다.
오늘은 말이 안통하는 거래처를 상대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사람들은 거래처와의 관계 때문에 결제 대금이 밀려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에 속아 시기를 놓치곤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서 약속된 기일을 넘기는 것은 이미 신뢰의 금이 간 상태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호소가 아니라, 법적 효력을 즉시 발생시키는 정교한 장치입니다.
미수금 해결을 위해 민사소송을 진행하면 판결문이 나오기까지 적어도 수개월이 걸립니다. 그사이 거래처는 재산을 빼돌리거나 폐업하기 일쑤죠. 하지만 '강제집행 인낙 문구가 포함된 공정증서'는 다릅니다. 전회에도 말씀드렸지요?
판결문과 동일한 효력: 별도의 재판 없이도 공증서 자체로 채무자의 은행 계좌, 사무실 집기, 매출 채권을 즉시 압류할 수 있습니다.
강력한 심리적 압박: "공증서 쓰자"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언제든 너의 재산을 집행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가 되어 우선 변제를 유도합니다.
거래처가 "다음 달엔 꼭 주겠다"라고 사정할 때가 바로 수술칼(공증)을 꺼낼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그 약속을 믿기는 한데, 서로 확실히 하기 위해 공증을 작성하자"라고 하세요. 이를 거부한다면 애초에 갚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즉시 조용하게 법적 절차(지급명령 등)에 착수해야 합니다.
[법무사 박성기의 실전 팁]
상거래 채권은 민사 채권보다 소멸시효가 짧습니다(보통 3년). "나중에 주겠지" 하며 방치하다가는 법적 권리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공증은 그 짧은 시효를 중단시키고 여러분의 권리를 10년 동안 견고하게 지켜주는 방패가 됩니다.
비즈니스에서의 성실함은 상대의 말을 믿어주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문서로 확정 짓는 책임감에서 나옵니다.
<참고사항>
민사채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10년입니다.
하지만 채권의 성격에 따라 5년, 3년, 1년 등으로 짧아질 수 있습니다.
- 민사채권 10년: 개인 간의 돈거래(차용증 등)
- 상사채권 5년: 은행 대출금, 카드 대금,
- 단기 소멸시효(3년): 물품대금, 공사대금, 이자, 급료, 전문직 수임료
- 단기 소멸시효(1년): 여관·음식점 이용료, 연예인의 임금, 물건 빌린 값 등
*중요 포인트*
제3회 글에서 다루신 거래처 미수금(물품대금/공사대금)은 3년이라는 매우 짧은 시효가 적용됩니다. '배 째라'는 거래처를 방치하면 금방 3년이 지나 권리를 잃게 됩니다.
다만, 판결을 받으면 '10년'으로 연장됩니다. 단기 소멸시효(1년, 3년, 5년)에 해당하더라도,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거나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공정증서 등을 작성하면 그 시효는 그때부터 다시 10년으로 늘어납니다(민법 제165조)
제4회: "소멸시효의 덫에서 살아남기" –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