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너무 많이 짊어지고 있는 것: 사회단체 활동

by 박성기


지금 내가 너무 많이 짊어지고 있는 것: 사회단체 활동



20년의 공직 생활 동안 나는 스스로를 섬처럼 격리했다. 수사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혹여나 생길지 모를 오해와 인연의 굴레를 차단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때의 '거리 두기'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다시 돌아간대도 나는 같은 길을 걸을 것이다. 하지만 공직을 떠나 봉사와 재능기부에 헌신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회에 대한 부채감이 적지 않았다.



공직과 김앤장에서 쌓은 30년의 경험은 나를 7,000세대, 25,000여 명이 거주하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직으로 이끌었다.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었다. 나의 경험이 조직의 발전에 기여할 때의 보람은 컸고, 이웃과 섞여 사는 즐거움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그 직을 내려놓았지만, 그것이 계기가 되어 뻗어 나간 여러 사회단체 활동들이 너무 많다. 이제는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사회적 부채'로 얹혀 있다.



진심 어린 봉사를 하순 위에 둘 수는 없다. 그러나 나를 믿고 사건을 맡긴 의뢰인에게 소홀함이 생긴다면 그 봉사는 과연 정당한가? 의뢰인에게 불충분한 결과가 돌아가는 순간, 나의 사회활동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모든 일을 다 하는 것'은 결코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나의 능력 범위를 인정하고 완급을 조절해야 할 때다.



나는 2026년의 버킷리스트를 과감히 수정하려 한다. '서울시 마을 법무사'와 같이 나의 전문성에 기반한 봉사에 집중하려고 한다. 기꺼이 거절하는 용기를 통해 삶의 여유를 되찾는 것이 이번 결심의 핵심이다.



분주함 속에서도 글쓰기만은 포기할 수 없다. 봉사가 타인을 위한 헌신이라면, 글쓰기는 나를 성찰하고 정리하는 헌신이다. 코치와 동료들이 있는 이 커뮤니티는 예상치 못한 위안을 준다. 미래의 나에게 소중한 자산은 오늘 고뇌하며 써 내려간 이 기록들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짊어지고 있는 것이 너무 많으면 여행의 즐거움은 사라진다. 이제는 용기를 내어 사회적 봉사의 영역을 나의 전문성 안으로 좁히고자 한다. 남은 에너지는 본업의 충실함과 글쓰기의 깊이를 더하는 데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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