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과제 제출 후기: 잉크가 아닌 피와 땀으로 쓴 기

by 박성기





출간 과제 제출 후기: 잉크가 아닌 피와 땀으로 쓴 기록, 그 상륙의 시작점에서




66년이라는 세월을 되돌아보며 어른 글쓰기 모임의 75호 작가로서 정원희 선생님의 6가지 질문에 답을 채워 넣었습니다. 책 한 권을 잉태하기 위한 이 과정은 그냥 과제가 아니라, 제 삶의 파편들을 모아 하나의 전도를 그리기 위한 분도의 작업이었습니다.




지리산 아래에서 지게를 지고 뚜벅뚜벅 걷던 소년의 모습부터, 해병대의 붉은 명찰을 달고 석모도를 누비던 야성, 그리고 검찰수사관과 FBI 국제수사관, 김앤장 로펌을 거쳐 서울시 마을 법무사로 이어온 지성의 시간까지 다뤘습니다. 이 모든 기록은 매끄러운 펜 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흘린 땀방울과 눈물로 써 내려간 응축된 결실입니다.




마지막 점을 찍고 나니 개운함과 미진함, 그리고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옵니다. 개운함은 내 삶을 옥죄던 환경이라는 족쇄를 글자로 선명히 드러내어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미진함은 그 치열했던 순간들을 다 담아내기에 종이의 여백이 턱없이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움은 누군가에게 귀인이 되고 싶다는 나의 다짐이 과연 그 무게만큼 단단한가를 자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제의 제출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진정한 작가로 거듭나기 위한 산통이며, 새로운 인생 22년을 향해 닻을 올리는 '제4차 상륙 작전'의 시작 신호입니다.




인생은 남이 내준 숙제가 아니라 스스로 닦아나가는 수양의 길임을 다시금 새깁니다. 제가 잉태한 이 거친 문장들이 세상이라는 바다로 나가, 유리 천장 앞에 멈춰 선 청년들의 잠든 야성을 깨우는 뜨거운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환경은 의지를 꺾을 수 없습니다. 이제 저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이룬 조강(祖江)의 거침없는 물결처럼, 더 넓은 바다를 향해 다시 한번 발을 내딛습니다.




2026년 식목일에 작가 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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