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월 키머러(지은이), 노승영(옮긴이), 에이도스, 2021년 1월
- 토박이 지혜와 과학 그리고 식물이 가르쳐준 것들
원제 : Braiding Sweetgrass(2013년)
지은이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뛰어난 문학성 덕분에 더 잘 느껴지는 책이었다. 문장들이 너무 좋다. 한장씩 아껴가며 읽어도 좋을 책이다. 선물, 감사, 서로 호혜적 관계-땅도 나를 사랑한다니 위로가 되었다. 자연에게 더 빚진 마음이 되었다. 소비를 더 줄이자, 결심도 했다.
인디언 여인이 식물학자가 되다
지은이 키머러(포타와토미족 출신)는 향모를 심고, 돌보고, 뽑고, 땋고, 태우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땅에서 쫓겨난 선조들의 언어와 지혜를 찾아간다.
_우리는 향모를 어머니 대지님의 하늘거리는 머리카락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자, 우리에게 베푼 모든 것에 감사하며 그녀의 아름다움과 안녕을 바라는 염원을 드러내는 것이다.(19쪽)
_언어가 죽으면 사라지는 것은 말만이 아니다. 언어는 다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 깃드는 장소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프리즘이다.(379쪽)
-향모가 어머니 대지님에게서 자란 최초의 식물이며 그래서 우리는 향모가 어머니의 머리카락인 양 우리의 사랑을 나타내려고 향모를 땋는다는 사실을 말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들은 조각난 문화적 지형을 통과하여 내게 오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386쪽)
_빼앗긴 아이들, 잃어버린 유대, 상실의 짐이 공기 중에 맴돌다 향모 냄새와 섞여, 복숭아 씨앗이 검은 면을 위로 향할 뻔한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 슬픔은 창조로만, 빼앗긴 고향을 재건함으로써만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물푸레나무 나무끈처럼 조각들도 다시 엮어져 새로운 전체가 될 수 있다. 그렇다. 우리는 이곳 강가에서 땅에 무릎 꿇고 손에 든 향모의 냄새를 맡는다.(390쪽)
식물학자로서 과학을 넘어 생물의 말을 듣고 생각을 알아채는 경이로움도 책에 가득하다.
_참취와 미역취, 자주색과 황금색의 짝은 호혜성을 살아냈다. 그 지혜는 하나의 아름다움이 나머지 하나의 빛을 받아 더욱 빛난다는 것이다. 과학과 예술, 물질과 정신, 토박이 지식과 서구 과학이 서로에게 참취와 미역취가 될 수 있을까? 참취와 미역취 곁에 있으면 그 아름다움은 내게 호혜성을 요구한다. 보색이 되라고. 자신이 베푼 아름다움의 대가로 너도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만들라고.(78쪽)
_솔잎을 스치는 바람소리, 바위에 떨어지는 물소리, 동고비가 나무줄기 두드리는 소리, 줄무늬다람쥐가 땅파는 소리, 너도밤나무 열매 떨어지는 소리, 귓가의 모기소리 - 내가 아닌 소리, 표현할 언어가 없는 소리, 우리가 결코 외롭지 않음을 알려주는 언어 없는 존재들의 소리를. 우리 엄마의 심장 박동 이후로 나의 첫 언어는 '이 소리들'이었다. (79쪽)
_피칸나무는 대화를 한다. 나무들은 페로몬을 통해서 소통한다. 바람을 타고 퍼진다. 다람쥐와의 관계에서 나무들은 함께 살아남고 함께 번성한다.(34쪽)
_세자매-옥수수, 콩, 호박은 같이 있을 때 더 잘 자라고 식품 섭취로도 완벽하다.(189쪽)
_포타와토미어 개론에서는 바위, 산, 불, 장소, 정령이 깃든 존재, 약, 노래, 북, 이야기도 유정물이다. 무정물은 대부분 사람이 만든 물건이다. 나무가 ‘사람’이 아니라 ‘그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나무를 대상으로 만드는 일이다. 나무가 그녀라면 사슬톱을 들이댈 때 한 번 더 생각할 것이다.(91쪽)
_묵은 숲은 아름다움뿐 아니라 정교한 기능면에서도 놀랍다. 녹색 건축은 효율성의 본보기이다.(417쪽)
_물방울의 종류는 물과 식물의 관계에 따라 정말 달랐다.(436쪽) 물방울 하나하나는 이끼를 만나든, 단풍나무나 젓나무 껍질이나 내 머리카락을 만나든 생명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듯하다. 우리는 비를 마치 그저 하나의 사물인 것처럼, 마치 우리가 이해하는 것처럼 그냥 비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끼가, 단풍나무가 우리보다 비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한다.(438쪽)
인간이 할 일, 선물에 감사
태초에 하늘세상이 있었다. 최초의 여인이 등장한다.
하늘여인의 강림 이야기에서 하늘여인의 이미지들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가뿐 아니라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하늘여인은 뭇 생명의 행복을 위해 텃밭을 만들었다. 살아있는 세상의 너그러운 품에 안긴다. 이 이야기에서는 인간을 창조의 동생으로 보고 다른 종들에게 배워야 한다,고 한다.
이브는 열매를 맛보려다 텃밭에서 쫓겨났다. 그 세상에서 추방되었다. 자연과 착취적 관계이며 서열 상 인간이 꼭대기에 있다.
이 설화에서 보듯 토착인(인디언 원주민들)들은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처음부터 서구인들과는 달랐다.
_‘선물이 발치에 한가득 뿌려져 있는 세상’이라는 나의 세계관을 처음 빚어낸 것은 딸기였다. 선물은 나의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공짜로 온다. 향모도 그냥 주어진 것이기에 남들에게도 그냥 주어야 한다. 향모를 사거나 팔면 제의적 성격을 잃기 때문이다.(45쪽)
_선물 경제에서 선물은 공짜가 아니다. 선물의 본질은 관계들을 창조한다는 것이다. 선물 경제의 바탕에 놓인 화폐는 호혜성이다. 서구적 사유에서는 사유지를 ‘권리’로 이해하지만 선물 경제에서는 ‘책임’이 결부된다.(52쪽)
_우리는 매일 선물 세례를 받지만, 이 선물들은 우리에게 가지라고 준 것이 아니다. 선물의 생명은 움직임에, 공유된 숨의 들이쉼과 내쉼에 있다. 우리의 할 일은 선물을 전달하는 것이요 우리가 우주에 내놓은 것이 언제나 돌아올 것임을 믿는 것이며 거기에 기쁨이 있다.(159쪽)
_감사는 충만의 윤리를 계발하지만, 경제는 공허를 필요로 한다. 감사 연설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운다. 감사는 만족을 찾기 위해 쇼핑하라고 등을 떠밀지 않는다. 감사는 상품이 아니라 선물로 다가오기에 경제 전체의 토대를 뒤엎는다. 감사는 땅에게도 사람에게도 좋은 치료약이다.(169쪽)
_감사 연설은 의무와 선물이 동전의 양면임을 일깨운다. … 인간의 의무는 무엇일까? 선물과 책임이 하나라면, “우리의 책임은 무엇일까?”라고 묻는 것은 곧 “우리가 받은 선물은 무엇일까?라고 묻는 것과 같다. 감사하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다고들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받은 선물 중 하나다.(175쪽)
호혜적 관계-우리만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도 우리를 사랑한다.
_자연은 우리에게 식량을 아낌없이 베풀어준다. 말 그대로 우리가 살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준다. 하지만 베풂은 자신의 생명을 보장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생명이 생명을 만드는 순환, 곧 호혜성의 사슬 속에서 우리가 선물을 받는 것은 자연에 유익이 된다. ‘받드는 거둠’의 수칙에 따라 사는 것. 즉 주어진 것만을 취하고 함부로 낭비하지 않고 선물에 감사하고 선물에 보답하는 것은 피칸 숲에서는 쉬운 일이다. 우리는 선물을 받은 대가로 숲을 돌보고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고 새 숲이 프레리에 그늘을 드리우고 다람쥐를 먹이도록 씨앗을 심는다.(40쪽)
_콩을 보며 깨닫는다. 땅과 우리와의 관계, … 적극적 호혜성,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183쪽)
_사랑의 행위 목록 *건강과 행복의 증진 *위해로부터의 보호 *개체로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북돋우기 *함께하고 싶은 욕망 *자원의 너그러운 공유 *공동의 목표를 위한 공동 노력 *공유된 가치와 찬양 *상호 의존 *상대방을 위한 희생 *아름다움의 창조 –이 목록을 보면서 텃밭도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184쪽)
_땅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텃밭을 가꾸세요 하고 말한다. … 텃밭에서는 꼭 필요한 무언가가 생겨난다. 텃밭은 큰 소리로 “사랑해.”라고 외치지 않고서도 씨앗으로 말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 땅이 화답할 것이다. 콩으로.(189쪽)
_존이 말한다. “그러니 주의하세요. 나무를 지켜야 해요. 그게 우리가 할 일이에요.” 존 가족은 가을에 통나무를 벨 때 떨어진 씨앗을 고이 모았다가 습지를 지날 때 뿌린다. 존이 다시 상기시킨다. “다 마찬가지예요. 오는 것이 없으면 가는 것도 없어요. 이 나무는 우리를 지켜줘요. 그러니 우리도 나무(검은물푸레 나무)를 보살펴줘야 해요.”(222쪽)
”서두르지 마세요. 당신이 손에 든 것은 나무의 30년 일생이라구요. 잠시만 시간을 내어 그걸로 무엇을 할지 생각할 순 없나요?“
_향모는 쓰이는 곳에서는 번성하고 쓰이지 않는 곳에서는 사라진다.(241쪽)
“식물을 섬기며 이용하면 우리 곁에 머물며 번성할 테지만, 무시하면 떠날 것이란다.”-지속 가능한 수확은 식물의 선물을 정중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식물을 존경으로 대하는 방법일 수 있다.(230쪽)
_담비 사냥꾼 라이어널 –어미 담비에게 먹이 제공 “담비는 저를 보살피고 저는 담비를 보살피는 거죠.”
어미 담비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이타행이 아니다.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생명이 생명으로 흘러드는 우리의 연결에 대한 깊은 존중이다. 더 줄수록 더 취할 수 있다. 그는 취하는 것보다 더 주려고 애쓴다. … 그는 사냥감을 사랑하기에 갈등을 겪고 있으며 받드는 거둠의 규칙을 실천함으로써 스스로 이를 해소한다.
도시민들의 소비는 원천으로부터 분리되었을지는 몰라도 돈을 어떻게 쓰는가로 호혜성을 실천할 수는 있다. 화폐를 호혜성의 간접적인 수단으로 쓸 수 있다.(266쪽)
_마야의 창조 설화-신이 인간을 만듬
진흙 : 볼품없음
나무와 갈대 속 : 공감과 사랑이 없음. 똑똑하지만 자신이 받은 성스러운 선물에 대한 감사가 빠져 있음
빛 : 조물주의 선물에 감사하기는커녕 자신들이 신과 대등하다고 믿었다.
옥수수 사람 :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세상을 존경하고 고마워했으며, 그렇기에 대지는 그들을 먹여 살렸다.(497쪽) 대지의 떠받침을 받은 사람은 옥수수 사람, 자신의 선물과 책임을 깨달아 변화된 사람뿐이었다. 감사가 우선이지만 감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_다른 존재들에게는 인간에게 없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날개나 잎은 없을지 몰라도 우리 인간에게는 말이 있다. 언어는 우리의 산물이자 책임이다. 나는 글쓰기야말로 우리가 생명 세계와 나누는 호혜적 행위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말은 옛 이야기를 기억하는 말이요, 새로운 이야기-과학과 정신을 다시 합쳐 우리를 옥수수 사람으로 길러내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말이다.(506쪽)
_도룡뇽을 무사히 건네주는 것은 호혜성의 언약을, 우리가 서로에게 지는 상호적 책임을 떠올리는 데도 유익하다.(523쪽)
받드는 거둠_윈디고를 이길 수 있다.
윈디고는 아니시나베 부족의 전설 속 괴물이다. 키가 3미터, 새하얀 머리카락, 나무줄기 같은 팔, 커다란 발, 썩은 내, 누런 송곳니 튀어나온 입에는 입술이 없다. 심장이 얼음으로 만들어졌고, 먹으면 먹을수록 굶주림에 시달린다. 탐욕의 상징이다. 이 이야기는 스스로의 탐욕스러운 성격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간파해서 어둠을 직시하고 그 힘을 인정하되 양분을 주지는 말라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윈디고는 ‘이기심 때문에 자제력을 잃어 더는 만족할 수 없게 된 인간’(작가 스티브 핏)이라 말한다.
현대에는 다국적 기업들이 낳은 새 품종의 윈디고가 있다. 지구 자원을 “필요에서가 아니라 탐욕에서” 게걸스럽게 집어삼킨다. 과소비는 소비되는 대상뿐 아니라 소비하는 우리에게도 해롭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사유 재산의 강박 때문에 외로운 구석으로 추방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답고 세상에 하나뿐인 삶을 더 많은 돈을 버는데, 일시적인 위안은 되지만 결코 만족을 주지 못하는 물건을 더 많이 사들이는 데 쓰면서 우리는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추방까지도 달게 받아들였다. 그것이 윈디고의 방식이다. 우리를 속여 소유가 우리의 허기를 채워줄 거라 믿도록 하는 것. 우리가 정작 갈망하는 것은 속함인데.(450쪽)
_지금의 값싼 석유와 다음 세대를 위한 단풍나무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257쪽)
_받드는 거둠은 우리의 취함을 주관하고 우리와 자연과의 관계를 맺고 우리의 소비 욕구에 고삐를 죄는 규칙이다.(266쪽)
_받드는 거둠의 지침
자신을 보살피는 이들의 방식을 알라. 그러면 그들을 보살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소개하라. 생명을 청하러 온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라.
취하기 전에 허락을 구하라. 대답을 받아들이라.
결코 처음 것을 취하지 말라. 결코 마지막 것을 취하지 말라.
필요한 것만 취하라. 주어진 것만 취하라.
결코 절반 이상 취하지 말라. 남들을 위해 일부를 남겨두라.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수확하라.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용하라.
취한 것을 결코 허비하지 말라. 나누라. 받은 것에 감사하라.
자신이 취한 것의 대가를 선물을 주라.
자신을 떠받치는 이들을 떠받치라.
그러면 대지가 영원하리라.(271쪽)
_첫 연어 환영식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연어님 자신을 위한 것이요, 빛나는 모든 창조 세계를 위한 것이요, 세상의 재생을 위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 생명이 주어질 때 자신들이 귀중한 것을 받았음을 알았다. 의례는 귀중한 것을 돌려주는 방법이다.(372쪽)
_수천년 간 이 지의류들은 생명의 토대를 닦는 책임을 맡았는데, 지구 역사의 눈 깜박할 사이에 우리는 그들의 노고를 무위로 돌리며 거대한 환경 스트레스의 시대를, 우리 스스로 만든 불모를 불러들이고 있다. 지의류는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는 그럴 수 있을 것이다.(404쪽)
_산업적 임업과 자원 채굴, 인간의 영역 확장 등 더 얻고자 하는 사회의 수요에 따라 땅을 집어삼키고 생물다양성을 줄이고 생태계를 단순화 한다.(416쪽)
_프랜츠는 마지막 식재를 끝내고서 이렇게 썼다. “땅을 치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유익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곳의 규칙은 호혜성이다. 주면 돌려받는다. 이곳 샷파우치 골짜기의 비탈에서 내가 한 일은 복원의 개인적 임업이라기보다는 개인적 복원의 임업이었다. 땅을 복원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복원한다.”(425쪽)
_관계를 복원하지 않은 채 땅을 복원해봐야 헛수고다. 남는 것은 관계이며 복원된 땅을 지탱하는 것 또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과 경관을 다시 연결하는 것은 올바른 수문(水文)을 다시 확립하거나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것 못지않게 본질적이며 대지를 위한 치료약이다.(494쪽)
_펄질화로부터 복구된 송어 개울, 오염지에서 복구된 공동 텃밭, 콩밭에서 복구된 프레리, 옛 영토에서 노래하는 늑대, 도룡뇽이 도로를 건너도록 도와주는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복원되는 땅 곳곳에서 이야기들이 쌓이고 있다. 옛 비행길을 되찾은 미국흰두루미 떼를 보고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심장이 뛰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승리들이 종이학처럼 작고 연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힘은 영감으로 작용한다. … 절망의 독을 치료하는 해독제는 있다.(495쪽)
_양서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연약한 집단 중 하나다. 습지와 숲이 사라지면서 양서류가 서식지를 잃는 것은 부수적 피해(미사일이 엉뚱한 곳을 맞힌 결과를 얼버무리는 기만적 표현이 표현은 마치 인간이 일으킨 파괴가 불가피한 자연 현상인 것마냥 우리에게 고개를 돌리라고 요구한다.)라 하고 우리는 이것을 발전의 비용으로 무심히 받아들인다.(515쪽)
_불에는 창조의 힘이 있어 선한 목적에 쓸 수 있다. 하지만 그 힘이 파괴에 쓰일 수도 있단다. 너 자신의 불도 나쁜 일에 쓰일 수 있지. 인간은 불이 가진 이 힘의 두 측면을 늘 이해하고 존중해야 해.(533쪽)
_대안은 뭘까? 물과 땅, 숲처럼 우리의 안녕에 기본적인 자원을 상품화하지 않고 공동으로 보유하는 공유재 경제의 이상이 바로 이것이다. 공유재 접근법은 올바르게 관리한다면 희소성이 아니라 풍요를 유지한다. 이런 현대의 경제적 대안은 대지가 사유 재산으로서가 아니라 공유재로서 존재하며 모두의 유익을 위해 존중과 호혜성을 품고 돌봐야 한다는 토착 세계관을 뚜렷이 반영한다.
대지가 우리에게 내어준 모든 것에 감사하면 우리를 따라다니는 윈디고에 맞설 용기가 생긴다. 우리가 사랑하는 대지를 파괴하여 탐욕스러운 자들의 주머니를 불리는 경제에 참여하기를 거부할 용기, 생명에 반하는 게 아니라 생명과 한편이 되는 경제를 요구할 용기가 생긴다. 하지만 글로 쓰기는 쉬워도 실천하기는 힘들다.(550~551쪽)
_우리는 ‘다시 이야기하기re-story-ation’ 없이는 회복restoration을, 의미 있는 치유를 해나갈 수 없다. 말하자면 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서는 땅과의 관계를 치유할 수 없다.(25쪽)
_호혜성에 도덕적 언약은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 우리가 받은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우리 차례다. 이제야, 어머니 대지님을 위해 베풂을 열자. … 선물이 무엇이든 우리는 내어줘야 하며 세상을 다시 새롭게 하기 위해 춤을 춰야 한다.
숨이라는 특권의 대가로.(5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