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른다.

모르는 것. 정말 모르는 것일까?

by nenun

"나는 모른다."는 말. 정말 책임감 없고 사람 헷갈리게 하는 말이다.

들으면 기분 나쁜 말이다. 나는 모른다라는 말을 너무 싫어한다. 책임을 전가하는 말이다. 본인이 무책임하고 무지하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리는 말이다. 본인에게 줏대가 없고 얼마나 흐리멍텅한 삶을 사는지 보여주는 말이다. 나는 모른다. 라는 말을 싫어한다.


어디 가고 싶은지 모른다는 말도 너무 싫다. 무엇을 먹을지 모른다는 말도 너무 싫다. 내가 만든 잼이 맛있는지 없는지 모른다는 말도 너무 싫다. 간식을 먹고 싶은지, 차를 타 먹고 싶은지 모른다는 말이 싫다. 내가 나에 대해 모른다는 말. 그 것 만큼 무서운 것이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 내 기분, 내가 향하는 길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그 절벽에 선 것 같은 기분으로 남을 대하는 그 가만히 물결치는 눈동자 뒤의 갑갑함을 내게 던져 주는 것이 싫다.


그냥 대답해. 모른다는 말 그 외것은 아무거라도 좋다.


내게 결정권을 주지 말라. 그만큼 한숨 나오게 하는 결정도 없다. 상대방이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그 상대도 모르는 것을 내가 결정할 그 이상한 권리가 싫다.


너가 먹는거 나도 먹을게. 너가 가면 나도 갈게. 너가 생각하는게 내 생각이야. 나는 모른다. 나는 몰랐으니까. 나는 ... 나는 모르겠다.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아왔던 것일까.


그 세계는 그녀에게 어떤 시련과 고통을 주었을까.

모든 것이 모르는 것 투성인 것이

본인이 원하는 것 조차 모르게끔 지내온 지난 삶들은

분명 그녀 스스로에게 친절하지 않은 세상이었을 것이다.

모르는 것이 상책인,

모르는 것이 대답인,

모르는 것이 안전한,

모르는 것이 생존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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