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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원 May 02. 2024

관점에 관하여.

때론 돌아가는 길이 올라가기 위한 지름길. “지갑을 잃어버렸다.”

지갑을 잃어버렸다.

선물 받은 지갑이라 아끼던 지갑이다. 지나간 시간을 곱씹으며 후회도 해보았지만, 이미 잃어버린 후다.


간혹 가다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사실은 일부러 길을 돌아가게 하려는 우주의 신호일 수 있다.

그 길이 돌아가는 길이라 느껴졌지만, 사실은 그 길이 더 좋은 길이였음을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순간이 있다.


삶은 마음처럼만 흘러가지 않고, 때로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마주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고

이미 지나간 시간에 갇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만 곱씹기엔, 삶이 너무나 짧다.


이 모든 걸 알더라도, 당시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속상할 땐 속상한 감정 그대로 받아들이고 흘러가도록 두면 된다.



우리 뇌는 부정을 인식할 수 없어,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면 코끼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나무를 피하자 생각하면 나무에 집중해 버린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는 명령어보다 토끼를 생각하세요 _ 나의 집중을 새로운 것에 돌리기 전략

나무를 피하세요.라는 명령어 보다 길을 보세요 _ 장애물이 아닌 정말 내가 집중하고자 하는 곳을 보는 전략

긍정 전략이 더욱 효과적이다.  


그러니 삶의 어떤 순간을 잊고 싶으면, 그걸 잊자 잊자 생각하지 마 생각하지 마 = 곧, 그거에 집중해 집중해.

가 되는 거다. 그러니 속상하다면 "내가 지금 그래서 속상하구나" 그저 받아들이고, 별생각 없이 그대로 두면 흘러가게 되어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새롭게 집중할 곳이 생기고 그곳에 집중할 공간을 마련해 두면 된다.

 



그렇게 흘려보낼 수 있는 건 놓아주고,

새로운 걸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면

1주일만 지나도 내가 그때 뭐 때문에 속상했는지 생각나지 않을 거다.


그렇게 삶에 공간이 생겼으니

1주일 뒤 나에게 생기는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다.


지갑을 잃어버리고, 처음엔 속상했다.

그 시간을 되돌아가서 '이렇게 했더라면', '저렇게 했더라면'

온갖 가정을 하며 그 가정들이 지금의 상황보다 나았을 거라는 추측을 했다. 그래서 후회가 됐다.

그러다 깨달았다, 이미 지나버린 시간을 되돌리며 보내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지.

지나버린 상황 속 이렇게 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그저 "추측"하며 후회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이 나를 괴롭히는 일인지.


지갑을 잃어버린 후 재빨리 돌아갔어도, 이미 다른 이가 주워가서 영영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지갑도 잃어버리고 회사에 지각까지 했을 수 있다.

우리가 후회를 한다는 건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그저 더 좋았을 거라 상상하며 그 추측이 맞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실 대학생 때 학점에 집중한 학생은 "그때 젊었는데 좀 더 놀아 볼걸. " 하고,

여러 활동에 집중한 학생은 "그때 공부에 좀 더 집중해 볼걸." 하는 거다.

삶이 그런 거다. 그냥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 더 좋지 않았을까 추측하며 되돌리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내가 한 선택을 좋게 만드는 것이 더욱 현명한 삶의 방식일 수 있다.

학점에 집중한 학생이 후회가 아닌, 그때 정말 열심히 해봤다. 아쉬운 점은 경험을 쌓는 건데, 그렇다면

앞으로 내가 채울 수 있는 시간을 그렇게 채워보자. 할 수도 있고,

활동에 집중한 학생은, 삶을 살면서 공부에 한번 집중해 보고 싶은데, 그렇다면 어느 분야를 정해

공부를 한번 해봐야지 할 수도 있는 거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배운 것은 가져와

앞으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 내가 채울 수 있는 시간에 활용하면 된다.


 


이번 지갑을 잃어버리고

처음엔 속상해하며 후회했고 -> 그러다 나의 삶에 더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단 감사함이 들었다.

그러기로 마음먹었더니, 정말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처음엔 조금 긍정회로를 돌려야 하지만, 이후엔 그 회로가 탄력을 받아 정말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마법이 생긴다.


지갑을 잃어버리기 전, 나의 평범한 일상에 감사함을 망각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만 생각하며

마음을 심란해했었다. 며칠 그런 날을 보냈었다.


그러던 와중 어제 지갑을 잃어버린 거다.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고 평온하고 평범했던 이전의 날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상이었는지,

부재를 통한 깨달음이었다.

이 전 가지지 못한 것에 집중하며 소중한 하루하루를 심란한 마음으로 보낸 게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느꼈다.


지금 가진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느꼈다. 가진 것에 감사하며 그렇게 좋은 기분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일인지.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내가 오늘 가진 것을 내일도 당연히 가지고 있을 거란 보장도 없다.

그러니 지금 현재 가진 것에 감사하고 나아가야 한다.

다른 말로 내가 오늘 가진 것을 내일 못 가진다고 슬퍼할 것도 없다. 자연스러운 일이니. 그리고 또 새로운 것이 올 테니.


삶을 살아가며 중요한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 아파하지 말자.

현명하게 살아가자.

(그러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산책을 하고, 운동, 식사 건강한 삶을 만들자.)




때로 삶의 부재는 감사함과, 앞으로 더 단단한 나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좋은 선생이 되어준다.

이런 의미에서 당시엔 돌아가는 길이라 느껴지고, 마음처럼 일이 풀리지 않는다 속상하더라도

시간이 조금 지나 그것을 받아들이게 된 다면 더 강해진 내가 되어 있다.


그 길은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올라가는 길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가까이서 보면 잘 가던 길에 벽이 생긴 것 같겠지만,

밧줄을 잡고 올라보니 사실은 더 높이 올라오기 위해 우주가 만들어준 벽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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