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져만간다.
나를 위한 피로 한잔을
번져간 노을에게 뺏겨버렸다.
보고 있으니 좋다.
오래 보니 참 좋다.
붉게 번진 네 모습이
내 붓길로 걸어가게 한다.
지나가니 좋다.
그냥 머물러도 좋을 것이다.
네 모습을 다 그려내면
너는 또 저물어 어둠 오겠지.
밤하늘의 별이 그 틈을 타
질투하는 별들로 글썽이겠지.
마음이 노곤 해지고
생각이 느슨해지면
잠시 또 너를 잊고 눈을 감는다.
그래도 여운 남은 너다.
눈감아도 내 손길이 너를 그리고
꼭 감아도 잠 못 이룬 그날 밤이니.
눈을 뜨면 다시 또 붓을 들겠지.
그리운 네 모습 비출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