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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Mar 06. 2024

충무김밥

아홉 살의 충무바다

충무김밥

오징어 3마리
무 10Cm(지름) x15Cm(높이)
김 (김밥용 김 또는 구워서 준비), 밥

* 양념장 (숟가락 기준) *

고춧가루 6 (보통맛 5 + 매운맛 1),

설탕 1, 간 마늘 2,

간장 2, 액젓 2, 매실액 2, 식초 1,  물 3


고춧가루가 불도록 제일 먼저 양념장을 분량의 재료를 모두 넣고 잘 섞어 둔다.

최소 30분 이상 숙성 시킨다.

이 정도의 간이 딱 맞는다. 무는 설탕, 소금, 식초를 넣어 절이기 때문에 기본 간이 더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모자란 간은 버무릴 때 추가한다.


* 무 김치 *

1. 무는 연필 깍듯 모서리 면을 살리면서 자른 다음 지퍼백에 넣고, 굵은소금 1술, 설탕 1술, 식초 3~4술 을 넣고 조물조물해서 둔다.

    다른 일을 하는 사이에 오가며 지퍼백을 한 번씩 뒤집어주면 빨리 절여진다

2. 무가 잘 절여지면 지퍼백의 입구를 열고 꼭 짜면서 물기를 빼준다.

3. 지퍼백 안에 양념장을 2술 정도 넣고, 입구를 닫고 주물러 버무려준다.


*오징어무침 *

1. 오징어 3마리를 데쳐서 식혀둔다.

2. 양념 그릇에 오징어를 잘라 넣고 버무려준다.


* 김밥 말기 *

1. 김은 김밥김이나 구운 김을 사용한다.

2. 밥은 맨밥을 김으로 마는 것이 좋다.

 만일 간을 한다면 소금, 참기름으로 아주 약하게 하는 게 좋다.


무침을 만들어 하루 정도 두었다가 먹으면 더 맛있다.

오징어무침과  무 무침에 참기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참기름 맛을 느끼고 싶으면 밥에 양념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 말아 세팅하면 보기는 좋지만 셀프김밥으로 먹으면 김의 바삭함도 살리고, 요리자의 일도 줄일 수 있다.

충무김밥은 꼬지를 이용해야 제맛


충무김밥과의 첫 만남 이야기


아홉 살로 기억한다.

충무라고 불리던 시절에 통영을 처음 갔었다.

경상도 분이라곤 믿기지 않는 순하고 조용한 말소리에 웃는 인상이셨던 큰 고모부는 충무분이셨고, 경찰관이셨다.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충무로 여행을 갔다. 멀고도 멀었다.

그 여행에서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파란색으로 보이는 강원도 바다와 달리 해초가 많아서 초록색으로 보이던 남해 바다와 충무김밥이다.

한산도를 가려했는지 비진도를 가려했는지 기억나진 않는다.

배가 출발하기 전 사람들이 다 타기를 기다리는데 선장아저씨는 여길 보라며 잔멸치를 바다에 확 뿌리니 반짝거리는 멸치 떼가 구름처럼 몰려왔다.

엄마는 잔인한 것 같다고 했다. 멸치에게 멸치를 뿌리다니...


아무튼 어디론가 가는 배가 출발하니 고모부가 무언가를 펼쳐놓으셨다.

“충무에서 배를 타면 이걸 무봐야지”

종이를 풀어보니 맨밥을 만 귀여운 작은 김밥과 빨간 오징어와 무김치가 들어 있었다. 이쑤시개와 함께..

맛없어 보였는데 콕콕콕 김밥과 오징어, 무김치를 찍어 한입에 넣어주셨다.

싫단 말도 못 하게 한가득 입안으로 밀고 들어왔으니 할 수 없이 우물우물 씹었다. 세상에나 꿀맛!!

분명 한 보따리를 사 오셨는데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그날 밤엔 숙소에서도 내가 그것만 먹겠다고 해서 고모부가 밤에 더 사다 주셨다고 했다. 내 기억엔 없는데..

“희한하네. 야야 서울애기가 그기 그렇게 맛있드나?”


돌아온 후 서울 명동에 가면 충무김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맛과는 천지차이였다.

몇 년 전 통영과 거제를 가면서 사 먹어보니 그런대로 맛이 있었지만 기억 속의 맛은 아니었다. 흔들리는 충무의 배를 타고 먹어야 그 맛일까?


그리고 그날엔 또 한 가지의 별미가 있었다.

충무김밥과 함께 은행꼬지처럼 쪼르륵 끼운 말린 홍합 꼬지를 사 오셨는데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아주 맛있었다.

홍합꼬지는 이후 어디에서도 먹는 것은 고사하고, 본 적도 없다.

그러나 그날의 기억과 맛이 아주 선명하다.

최상의 맛과 다정했던 큰 고모부의 모습이 선하게 그려진다.


좋은 맛은 좋은 추억과 함께 더 향긋하고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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