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지? 작가라니..
브런치의 작가가 되고 싶었다.
‘작가’ 란 칭호 때문이었을까?
여러 번 여러 해에 걸쳐 시도를 했고 드디어 축하 메일이 왔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갑자기 훅 하고 두려움이 몰려와 자기소개조차 시작할 수 없었다. 반나절 만에 겨우 자기소개글 몇 줄을 쓰다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지. 내가 만드는 집밥과 태어나 한 달 만에 우리 집으로와 가족으로 13년을 살고 있는 반려견 비누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 거였지’
그렇게 생각하고도 지난밤 잠들기 전까지 고민이 되었고, 새벽밥을 해서 먹이고 아이를 내보내고 나서도 잠이 안 깨고 늘 몸이 무거운 내가 정신이 번쩍 들어 깨어있었다. 많은 분들의 글을 읽고 감명을 받고 영감을 얻었다. (미라클 모닝이란 이런 것이 군)
언제나 무엇이든 처음에 대한 기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나는 간절히 바랐던 ‘작가’란 칭호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자연스러워지기로 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 오래되고 촌스러운 서랍 속 글을 발행할까 하다가 처음에 임하는 나의 소중한 마음과 내 글을 읽을 한 분의 기대를 위해 새로운 첫 글을 완성해 본다.
50년 넘게 그냥 살고 있는 저의 이야기를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어떤 사진을 첨부할까 또 고민을 하다가 앨범의 첫 번째 음식 사진을 올리기로 한다.
이미 오래전에 없어진 집 근처 작은 카페..
그의 드립커피와 나의 레몬차 그리고 금방 튀겨 나온 츄러스.
핸드폰이 오래된 만큼 지우고 삭제된 사진도 많은데 신기한 건 창가에 앉아 나눈 그날의 대화가 또렷이 기억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아있는 첫 음식사진이 되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