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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Jan 17. 2024

새우젓 찌개

백혜무해 새우젓찌개

새우젓 찌개

두부 1팩, 애호박 반개,
새우젓 1숟가락,
마늘 1/3 숟가락, 고춧가루 1/3 숟가락

1. 호박, 두부를 한입 크기로 썰어서 냄비에 넣는다.
2. 새우젓 1 숟가락, 마늘 1/3 숟가락, 고춧가루 1/3숟가락을 그 위에 넣어준다.
3. 물을 내용물이 자작할 정도로 붓고, 뚜껑을 닫고 은근한 중 약불로 7~10분간 끓여준다. 완성~팁!!

새우젓찌개는 뚝배기 같은 돌냄비에 끓여야 더 맛있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쇠제품이 아닌 그릇을 사용해 주세요~
저는 작은 뚝배기만 있어서 비전냄비에 끓여요^


새우젓 찌개 이야기

가족 중 누군가 배탈이 나면 엄마는 꼭 두부를 넣은 새우젓찌개를 끓여주셨다. 하얀 밥과 새우젓 찌개를 먹으면 뱃속이 편안하게 진정이 되었었다. 또한 탈이 나기 쉬운 여름에는 여름철 한창인 호박만 넣고 호박 새우젓찌개를 끓이셨는데 따끈하면서도 달큼하고 개운한 새우젓찌개는 여름 입맛을 좋게 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소개하자면 새우젓은 아주 좋은 여름 밥상 반찬이다. 유월에 담근 통통한 육젓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조금, 파, 청양고추, 식초 한두 방울과 깨소금과 참기름을 듬뿍 넣어 만든 새우젓무침은 고기가 없어도 물만밥에 올려먹으면 짭조름하고 감칠맛 나는 여름철 밑반찬이 된다. 녹차물에 비싼 보리굴비보다 훨씬 맛있다.

나에게 전수된 입맛은 어느새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어졌고, 독립한 아이는 속이 불편할 때 가끔 새우젓 찌개를 끓여 먹는다고 한다. 그러라고 말로 한 적이 없는데 20대 아이의 작은 냉장고에 새우젓이 필수품으로 들어있다니 웃음이 나기도 하고 신기한 일이다.

내게 새우젓찌개는 치유의 기능까지 탑재한 안전한 음식이다.

그런데 그 안전한 음식이 위협을 받고 있다. 바다가 핵폐기물에 의해 오염이 되는 상황에 이르러 얼마 전엔 사람들의 걱정스러운 마음이 소금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나도 얼떨결에 그 대열에 합류해 소금 한 포대를 구입하고 나서 바로 후회를 했다.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이었는지 누가 볼까 부엌의 구석에다 놓아둔 소금포대를 볼 때마다 부끄러웠다.

소금 한 포대를 다 먹으면 그다음엔 소금을 안 먹을 것인가?

젓갈을 안 먹고, 김치를 안 먹을 것인가?

우리 아이들은 소금을 안 먹고살 것인가?

히말라야 소금이 화수분도 아니고 우리가 바다에서 나는 소금과 먹거리를 안 먹고살 수가 있을까?

무형의 바다가 한 곳에 머물러 있는가?

동쪽 아시아의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누구에게도 남의 일이 될 순 없다. 지구는 둥그니까..

인간의 편리함에 의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자연이 위협받고 있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형태를 갖춘 무엇이 아니고, 무형의 자산이다.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나는 끊임없는 관심을 가질 것이고, 그 관심이 무엇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어느새 마트엔 소금이 다시 넘쳐난다.

우리는 계속 소금에 절여 만드는 새우젓을 이용한 백혜무해한 새우젓찌개를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소소한 새우젓찌개 얘기를 하려다가 거창한 자연보호가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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