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페페의 독립
7년전 우리집에 온 엄마의 화분 중
아몬드 페페와 흰꽃나도 샤프란은 공생 중이었다.
7,8월경에 청초한 꽃이 피는 때를 제외하면 지루하게 부추 같은 잎만 쭉쭉 뻗어있는 흰꽃나도 샤프란과
재밌는 모양의 잎이 대롱대롱 달려있는 아몬드 페페는 함께 있는 것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두 식물의 삶이 편하고 환경적으로 좋았는지 이때는 아몬드 페페가 꽃을 피웠다.
‘줄기인가? 벌레인가? 병든건가?’
꽃의 모습이 조금 충격적이어서 검색을하며 이 식물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몬드 페페
‘엄마는 조화로운 모습을 위해 아몬드 페페의 화분에 흰꽃나도 샤프란의 알뿌리를 일부러 심으셨을까?’
그 둘이 왜 함께 살고 있었는지는 영원히 알 수가 없다.
그 둘을 분리했다.
아몬드 페페는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잎을 떨구며 죽을 것 같았다.
흰꽃나도 샤프란과의 분리 불안이 심했을까 아니면 상사병이라도 걸린 것일까?
괜찮아 보이던 아몬드 페페는 잎이 거의 떨어졌으며 몇 년 동안 새 잎을 한 장도 늘리지 않았다.
분리 분갈이를 할 때 앞으로 많이 자라기를 바라며 가지치기를 해주었었다.
항상 식물의 가지치기를 하면 자른 가지가 아까워 물꽂이를 하고, 뿌리가 내리는지를 지켜본다.
물꽂이는 실험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보험이기도 하다.
물꽂이 한 아몬드 페페의 가지는 하얀 뿌리를 내렸다.
다시 분갈이를 통해 분리 후 한 장도 잎을 늘리지 않던 본체와 뿌리를 내린 가지를 함께 심어주었다.
지난겨울과 봄 사이 드디어 왕성한 성장세를 보였다.
아몬드 페페는 쑥쑥 팔을 있는 대로 뻗어 단독자리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 가지를 쳐야 할지 고민 중이다.
흰꽃나도 샤프란도 마찬가지로 이제야 제대로 자리를 잡아간다.
둘은 드디어 각각 자립에 성공한 것 같다.
다행이다.
그런데 서로를 잊은 것 같아 보이니 나는 조금 섭섭하기도 하다.
아몬드 페페와 흰꽃나도 샤프란이 안전하게 잘 자라 개체가 늘어나면 조금씩 떼어
엄마의 사각화분에 처음의 모습으로 심으려 한다.
식물에 대하여
< 아몬드 페페 >
잎이 아몬드의 모습을 닮아 아몬드 페페라고 부른다. 페페의 종류는 잎의 모양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키우기 난이도 : 쉬움. 잘 자라지 못했으나 죽지 않았으니 쉬운 편이라 하겠다.
물 주기 : 건조에 강함. 흙이 완전히 마른 후 준다. 과습은 좋지 않다.
꽃 : 꽃인지 꽃술인지 모를 기다란 줄기 같은 꽃을 피운다.
삽목 : 줄기를 잘라 물꽂이 하여 뿌리를 내리거나 줄기나 잎 한 장을 흙에 꽂아두어도 쉽게 뿌리를 내린다.
< 경험담 >
아주 오랫동안 성장을 하지도 죽지도 않았다.
작년 가을 물 빠짐이 좋은 제라늄 전용흙에 심어준 후 겨울부터 봄까지 무럭무럭 잎의 개수를 늘리며 잘 자랐다.
덥고 습한 여름이 시작되자 성정을 멈추었다. 아몬드 페페는 건조한 환경에 강하다고 생각된다.
* 키우기가 수월한 식물로 초보자에게도 추천할만하다 *
< 아몬드 페페에 대한 기대 >
흰꽃나도 샤프란과 공생하던중 꽃이 피었던 페페가 분리후 한번도 꽃을 피우지 않았다.
올해는 꽃을 피울수 있기를 바란다.
* 행복한 월요일이 시작되길 바랍니다 *
완료된 연재북 <비누를 쓰다>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