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렸을 그녀의 시절을 그리며

by 정양갱

나는 그녀의 많은 시절을 함께하지 못했다.

어릴 적, 까맣고 작은 얼굴에 왕방울만 한 눈만 보였다는 그녀는 공부든, 달리기든 1등이 아니면 못 참는 욕심 많은 아이였다고 한다. 스물셋, 첫 딸을 낳고 타지에서 결혼생활을 했다는 그녀는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게 많았을까... 나는 서른둘에 첫 딸을 낳고 열이 며칠씩 내리지 않는 아이를 안고 동동거릴 때, 나보다 한참 어렸을 그녀의 그 시절을 생각해 봤다. 딸아이 학교에서 반대표를 맡았을 때는 과거 그녀가 학부모회장을 맡아 체육대회 때, 소풍 때 선생님들에게 드릴 김밥을 산처럼 쌓아 올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앞으로도 자식들이 결혼하거나 손주를 낳는 날이 오면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걸었을 그녀의 마음을 짐작해 볼 것 같다.


이렇게 그녀의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이제는 언제든 손만 내밀면 그녀 곁에서 함께할 수 있으면서도 나는 그녀와 시간을 자주 보내지 못하고 있다. 그녀가 나에게 1순위가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젊어서는 친구, 연인, 동료들을 향해 있었고, 이제는 아이들 핑계, 일 핑계, 나도 쉴 시간이 필요하다는 핑계 같지 않은 핑계들도 따라붙는다.


요즘 그녀는 맹자나무 꽃 사진과 진돗개 두 마리의 커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단톡방에 올리며 자신의 시절을 공유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그녀와 좀 더 자주 함께 있고 싶다. 그녀의 풍경 속에서 시간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