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세 글자

by 연서

시간이 아주아주 오래 흘렀는데도 나는 아직 J 네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어. J 네 이름 세 글자를 입 밖으로 꺼내는 것 자체가 나를 너무 위태롭게 만들거든. 그래서 오늘도 난 속으로만 J 네 이름을 수십 번, 수백 번, 수천 번, 수만 번, 수억 번 상상 속으로 부르는 생각만 하고 있어. J 네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 목청이 터지고 피를 토해 쇠 맛이 느껴질 때까지 부르고 외치고 싶어. 아마 J 너는 분명 그냥 부르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하겠지만 이 말 또한 내 상상일 뿐이잖아. 그 사실 때문에 더 못 뱉어내. 아주 만약 내가 어쩌다 J 너의 이름을 입 밖으로 뱉어내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분명 나는 돌아오지 못하는 J 네 대답만을 기다리게 되겠지. 그렇게 기다리다 말라죽고 말 거야. J 나는 그 기다림 속에 사는 게 무서워. 이 이상으로 J 너를 곱씹으며 살아갈 자신이 없어. 그러니 죽기 전까지 나는 J 네 이름을 부르지 않을 거야. 아니다. 부르지 못한다고 하는 게 맞으려나.

목요일 연재
이전 07화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