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말하면 한국어로 말하는 것보다 덜 싸운다고?
상대방과 영어로 말하는 것이 한국어로 말하는 것보다 덜 싸운다고 누구한테 들었다. 과학적인 근거가 뒷받침된 건지는 검색을 해봐야 하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런 것 같다.
실제로 우리 부모님이 아는 부부 중에 한국어와 영어를 둘 다 쓸 줄 아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일상에서는 한국어를 쓰시고 회사 (두 분 다 같은 회사에 다니신다)에서 일을 할 때는 둘이 영어를 쓰신다. 일하면서 싸울 일을 최대한 만들기 않기 위해 그러신다고 한다.
영어로 말할 때는 내 감정이 한국어에 비해 잘 표현되지 않는다. 그리고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영어로 말할 때 목소리가 너 올라가고 더 많이 웃는다고 한다. 근데 이것은 언어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언어가 속한 환경 때문이지 않나 싶다. 한국에는 길거리만 나가도 누가 봐도 짜증 난 얼굴을 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미국은, 적어도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는 사람들이 다 여유롭고 에너지가 넘친다. 그런 사람들한테 나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한국 친구들끼리는 학교에서는 영어를 쓰고 기숙사나 우리끼리만 있을 때는 한국어를 쓴다. 영어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한국어로 말할 때는 영어로는 담지 못하는 한국 특유의 짜증 내는 어투가 잘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어가 한국어보다 낫다는 말이 아니다. 한국어는 내 모국어고 한국어만큼 내 의사 표현이 쉬운 언어가 없다. 요즘 글로벌한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영어는 필수인데 가끔 한국인인데 영어를 한국어보다 더 유창하게 하는 애들을 보면 기분이 섭섭하다.
사진 출처: 도시남녀의 사랑법 스틸컷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10225/1056177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