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얼마 전의 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내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다.
에이펙 회의에서 RM이 연설을 하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아내는 원래 BTS의 팬이니까 더 관심 있게 보는구나 했다.
문제는 그다음 뉴스였다.
엔비디아 젠슨황, 삼성의 이재용. 현대의 정의선이 모여 치맥회동하는 뉴스를 보니 매우 흥미로웠다.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인 것도 신기했지만 현재 주식시장의 핵심테마인 AI를 화제로 이어가니까 더욱 재미있었다.
아이러닉 하게도 약간의 시차를 두고 한 사람은 음악 즉 예술 분야에 대해서, 또 재벌들은 돈에 관한 현실적인 얘기를 하고 있다.
순간 난 대학시절 읽었던 '달과 식스펜스' 책이 떠올랐다.
요즘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모든 사물과 감정을 작가의 눈으로 보는 중이라 그랬을까.
지금 관심 있는 글쓰기도 예술의 한 분야이고, 그동안 일생동안 몸 담아 왔던 금융도 나의 현실세계였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난 미국 주식을 보면서 엔비디아, 반도체, 에이 아이, 테크놀로지 등 키워드를 수없이 들어왔다.
그 뉴스를 아내와 같이 흥미롭게 본 후 만감이 교체했다.
짧은 흔들림이 있었다.
지금 시점에서의 나의 글쓰기는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지? 마지막 베팅을 해도 좋은지? 올인해도 좋은지?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투자에 관한 나의 관심사도 완전히 접지는 못할 것 같은 심정이다.
'달과 식스펜스' 책의 상징성이 떠올랐다.
달은 감성이나 예술의 세계를,
식스펜스는 현실 또는 돈의 세계를 상징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늦깎이의 작가로 출발하는 난 그 두 세계의 사이에 머물거나 방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느 한쪽을 포기하기는 정말 힘들 것 같다는 것이 나의 고백이다.
그런 거 보면 아직도 '달과 식스펜스'를 읽고 있는 중이고, 어쩌면 눈을 감는 그날까지 읽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 그 두 세계를 오가며 그 주제 또는 소재로 가볍게 글을 써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