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 스몰토크

마트에서의 수다

by Jerome 예롬

캐나다에 와서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스몰토크(small talk)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스몰토크는 처음 만났을 때나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나누는 일상적이고 가벼운 대화를 뜻한다.

코스트코, 슈퍼스토어, 월마트에서 체크아웃할 때 줄이 길게 늘어서도 캐셔들 손님과 수다를 떨고 있다.

당시에는 그들의 문화가 이해 안 되어서 기다리다가 열받은 적도 있었다.


얼마 전 프랑스 대형 슈퍼마켓과 마트 등에 ‘블라블라 계산대(Blablabla Caisse)’가 있다 기사를 보았다.

이 계산대에서는 고객이 상품을 계산하는 직원과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록 되어있다.

물론 상품 계산만을 원하는 고객은 일반 계산대를 이용하면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장은 스몰토크, 수다, 소문이 오가는 곳이다.

고객과 고객 간, 고객과 직원 간, 직원과 직원 간의 화제는 입에서 입으로 증폭어 전달된다.

한인 마트에서 일하다 보면 커뮤니티에 관한 얘기 절로 듣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는 캐나다 마트에서 오히려 내가 스몰토크의 끝판왕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그동안 있었던 꿀잼 몰토크 모아 보았다.


1. 몽고반점(Mongolian spot) 브라더스

우리 한인 마트는 아시안 식품이 많아 중국인도 많고 K 푸드 찾는 서양인도 많다.

하루는 중국인이 아닌 몽고인 고객이 왔다.

몽고인이는 말에 칭기즈 칸(Genghis Khan) 얘기를 하다가 몽고반점에 대해서도 물었다.

한국인은 어린 아기일 때 엉덩이나 등에 몽고반점이라는 것이 있는데 너희 나라도 그러냐고 물더니 답은 물론 Yes였다.

우린 몽고반점 라더스(brothers)라 껄 웃가 굿바이 인사를 했다.

고객이 형제가 되버린 순간이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읽을 당시라 '몽고반점' 질문이 툭 튀어나온 것 같다.


2. 원한 19살의 케이크

저녁에 카페 직원이 퇴근하면 케이크 파는 일을 도와준다.

어느 날 중년 외국인이 딸기망고 케이크와 1과 9의 숫자 모양 초를 사겠다고 했다. 생일 케이크라고 해서 Happy birthday topper도 챙겨주었다.

계산 주면서 구 생일이냐고 물었더니 이프 생일이라 한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라고? 와이프가 19살이라고?..."

그는 와이프를 19살에 만났고 그때가 제일 예뻐서

항상 와이프는 19살로 남아있고 능청을 떤다.

그는 와이프가 제일 예뻤던 나이를 마법의 숫자로 영원히 간직하는 듯했다.


3. 미남 아들 그리고 미남 매니저

아는 여자 고객이 모처럼 아들과 함께 마트에 왔다. 아들은 그날 처음 보았는데 대학생 또래의 미남청년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여러 종류의 과자만 잔뜩 사가는 것이었다.

"아하, 이렇게 과자를 많이 먹어서 아들이 미남이 된 거군요." 며 아재개그를 졌다.

그 말에 흐뭇 하던 여자손님 응수했다.

". 매니저님도 어릴 때 과자를 엄청 좋아했나 봐요..."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4. 청바지 클럽

한국에서 취업비자로 서 카페에 하는 랄한 여직원이 있었다.

우리 인사법은 주먹 인사(Fist Bump)였고, 인사말은 "청바지"였다.

"청바지?" 처음 들어보는 인사말이다.

"청춘은 바로 지금"이란 뜻이란다.

이민 온 지 오래돼서 신조어를 몰랐는데 뜻이 너무 재미있고 좋았다.

그 이후 직장에서 청바지사말을 보급하고 또래의 직원들과 청바지 클럽도 결성하기 했다.

청바지를 입고 근무하자고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직장 밖에서는 직까지 한 번도 모임을 갖지는 못다.


5. 려라 참깨(Open sesame)!

우리는 화장실 key를 통제하고 있다. 혹시 노숙자나 손버릇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봐 고객센터에서 키를 빌려야 한다.

키를 사용하여 문을 여는데 어떤 서양인 기계치가 제대로 문을 열지 못다.

그래서 화장실 문 앞에 가서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설명다.

첫째는 키를 넣고 돌리며 동시에 문을 밀어서 여는 방법,

둘째는 " Open sesame!"매직 주문을 외는 법,

고객은 으면서 Open sesame가 운 방법이라며 엄지 척하 급히 들어갔다.


6. 국인의 K Pop사랑

'케데헌'의 Golden이 매장음악으로 흘러나올 때 흥얼거리 흑인 손님이 계산하러 왔다. K FOOD를 바스켓에 잔뜩 가져온 것도 범상치 않다. 저 노래를 좋아하냐고 물으니 이재가 불렀다고 한 술 더 뜬다.

또 좋아하는 한국가수가 느냐? BTS 냐?고 물다.

아이유를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예상치 않은 답변이다.

그날 이후 장음악으로 아이유의 몇 곡을 플레이 리스트에 올게 되었다.


마트에 있다보면 매일매일 많은 스토리 생긴다.

대부분의 스몰토크는 아재개그처럼 유쾌하고 부담없지만 어떤 때는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가끔 슬픈 식도 들리는데, 알고 지내던 사람이 많이 아프다거나, 사고를 당했다거나,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 등이 그렇다.

이민자들에게 마트는 단순한 소비공간이 아닌, 커뮤니티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생생한 스토리가 돌고 도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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