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모든 것에 정당한 가격을 매기고 공정한 대가를 요구한다.
사~알짝 못난 나의 생각이
'신이 뭐 그래? 그냥 베푸시지' 했다가
이내 다행이다.
대가를 치르면 신이 준비해둔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니.
신의 계산은 결코 허술하지 않다.
그는 철저하게 모든 것에 값을 매겨 놓았다.
하지만
신의 계산은 결코 손해없는 이득이다.
복리로 불려주고 누적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거래된 후 후한 서비스까지.......
들뜬 마음으로
뭐가 얼마나 어떤 값에 거래되는지
오늘은 신이 마련한 장터구경 한번 가보련다.
자, 이제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정하면 된다.
그리고 값을 치르면 된다.
권력?
비싸겠지. 하지만 이미 값을 치렀고 이 정도라면 만족스럽다.
내 자신에게 이 정도 권력을 나 스스로 행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됐다.
남에게, 세상에게 내가 치를 권력은 불필요하다.
내게 필요한 권력이란, 내가 나에게 명령하고 따르게 하는,
이름하여, '자기명령권'뿐이다.
이미 가졌으니 됐다.
명성?
이 또한 엄청 비싸겠지.
나는 이에 값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지금의 사회에서 명성이란 대부분 돈이나 타협, 부정과 맞바꾼 것들뿐이니
오히려 나는 나의 애씀을 여기에서 소비하지 않기로 하고 등을 돌린다.
생존?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대가를 치렀다.
지금 나는 먹고 사는 것쯤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까.
이 정도로 충분하다.
명품?
이 역시 무시무시한 대가를 치렀다.
지금도 치르고 있다.
인생 통털어 제대로 된 가방하나 없지만
나에겐 아무도 결코! 절대! 훔칠 수 없는 명품이 있다.
나는 나를, 내 자식들을 명품인생으로 이끌기로 하여
이에 대해서만큼은 그 어떤 대가도 마다하지 않았으니
럭셔리 매장까지는 아니어도 백화점 가판대에 진열되는 수준정도는 되려 한다.
참 이상하다.
흥정을 하려면 값을 좀 내려달라 졸라야 하는데
이것에서만큼은 신이 더더더더 높은 값어치를 매겨주길 바란다.
그 어떤 누구라도 살 수 없게 말이다.
이것에 값을 지불하는 내 심정도 뿌듯하게 말이다.
자선?
물론, 아직 잉여가 부족하여 나눔이 크지는 않지만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이 비단 물질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두 아이의 꿈을 지지하는 값을 치렀고 나의 두 아이가 세상에서 자기몫 제대로 하며 살게 될 것을 확신한다. 나 역시 세상에 쓰임이 되어가고 있으며 나와 함께 걸음하는 지인들도 자기 삶을 찾아 지켜낸다. 나의 정신의 잉여가 세상에 작은 빛이 될 수 있다면, 누군가를 위해 길을 트고 있다면 이에 대해 정당한 가격을 정산해가고 있다 여긴다.
또한, 가장 기본적인 자선은 자기삶을 스스로 책임지어 그 어떤 누구에게라도 빚지지 않는 삶이다. 정신이든 정서든 물질이든 모든 것에서 말이다. 이러한 기본은 해결된 듯하여 더 큰 자선을 위한 대가를 치르는 길로 한걸음 더 걸어봐야겠다.
신의 장터에서
아마도 가장 값비싸게 매겨진 것이 있다면
'자유'가 아닐까?
욕구할 수 있는 자유
희망을 가슴에 품을 자유
맘껏 사랑할 수 있는 자유
하고 싶은 바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하기 싫은 바를 선택하지 않을 자유
내 삶의 방향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
궁극의 쾌락을 위해 나의 시간을 내가 요리할 수 있는 자유.
이렇게 내 인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힘의 자유.
'자유에 치를 값은 준비되었는가?' 나에게 자문해본다. 아직 치러야할 빚이 많지만 세상은 항상 나를 지켜보고 나를 거쳐가기에 내가 다가가 애걸할 이유는 없다. 이따금씩 나를 찾아오던 맑은 고요의 정신을 기억해보면 나는 자유를 위해 어느 정도 값을 치러야 할 지 가늠이 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가 치러왔던 그만큼에 이만큼의 자유가 주어졌다면 이제부터 나는 선택하면 된다. 그만큼을 치를 지 더 크게 치를 지.
내가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얼마나 치르느냐에 따라 지금은 '이따금'이지만
앞으로 '자주' 고요와 평안의 자유를 사들일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이 정도밖에 살 수 없지만 다음 장터에선 더 많이 크게 사들일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나는 더 잃을 것이다.
포기할 것이고 버릴 것이다.
비워진 공간에 내가 사들인 삶의 자유를 넉넉하게, 길게, 영원히 담을 것이다.
신은 모든 것에 정당한 값을 매겨놓고
그 값을 치르기만 한다면
영원히 후하게 모든 것을 내게 내어준다 약조했다.
이제 알았으니
나의 선택만이 남아있다.
다음 장터가 기다려진다.
그 때 더 넉넉한 주머니를 준비하자.
아마 지금 내가 모르는, 새로운 신상품도 가져오시겠지? 기대도 품어봐야지
신의 장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