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독서를 함께 하는 모두에게
이 편지를 드립니다.

by 지담

나에게 이런 느낌이 온 것에 나는 놀라고 말았습니다.

나에게 이런 느낌을 글로 표현할 미약한 재주나마 있음에 감사하고 말겁니다.

나에게 이런 느낌밖에 없다 하더라도 이 느낌을 낚아챌 용기와 단호함에 감사해하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저와 함께 미친 새벽을 보내신 분들에게 제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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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두려워서

넘치는 소유에 내가 변해가서

사랑했던 사람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해서

화려한 스펙에도 나의 정체성을 잃어가서

그렇게.... 사는 게 싫어져서


현명해지기보다 머저리가 되어가는 내가 보여서

행복해지기보다 공허해지는 내가 보여서

누리고 나누려기보다 빼앗기기 싫어하는 내가 보여서

스스로 해내려기보다 의존하고 기대고 싶어하는 내가 보여서

나를 들여다보기보다 남을 자꾸만 보려하는 내가 보여서


나는 나를 변화시키고 싶었고

방법을 몰랐던 나는, 책을 읽어보자. 로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는 모두가 성공자는 아니지만, 성공한 모두는 독서광이다'

이 말을 붙잡고 나도 '내 인생을 가치있게 성공시키고 싶다'는 나름의 포부를 갖기로 했습니다.

포부가 있어서 새벽독서를 시작했던 것이 아니라 그렇게 포부를 내 것으로 갖기로 했던 것입니다.

내 것같지 않아서 그저 가지고 싶어 갖기로 한 것입니다.

내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입니다.

'내 인생을 가치있게 성공시키고' 싶어진 나는 특유의 빠른 판단과 행동으로 당장 정해버렸습니다.

'새벽 4시기상/새벽독서'라고 말입니다.


혼자서 그렇게 실패와 포기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며 벌써 4년째.

꾸준히 독서모임과 책은 곁에 두며 살았지만 이렇게 나에게 창살없는 구속을 시작한 적은 없었지요. 그저 지적허영이나 부리는 것에 만족했던 것인지, 이쯤하면 된다는 '적당히'의 유혹에 넘어간 것인지 '나름대로'와 같은 모호한 기준밖에 몰랐던 것인지, 아무튼 어떤 연유에서였는지 몰라도 나를 단단히 묶어두기로 나 자신과 약속해버렸습니다. 천성적으로 약속을 칼같이 잘 지키는 성향탓에 나와의 약속을 지켜내는 것에도 큰 무리는 없었지만 새벽기상, 새벽독서가 만만하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시작한 새벽독서. 하루하루의 변화는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아니 하루하루는 정체된 듯했지만 1년, 2년, 또 3년이 지나면서 큰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니 참으로 많이 변해있었습니다. 새벽독서 전부터 책에서 주는 감동에 Feel 받아왔던 나는 내가 하는 모든 강의에 책을 접목시키자 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1년과정의 before, after를 검사했고 이를 이론화시키자 해서 SSWB모델을 만들었고. 이 모델과 프로그램만든 것과 검사결과를 연이어 3개의 논문으로 발표, 모두 경영교육학회 우수논문상(2019년부터 3년연속)을 받게 되고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해가던 나는 작년, 2022년 초입즈음, 그러니까 4년째에 접어들면서...나의 경험이 실천으로 나눠지지 않는다면 이건 몽테뉴를 비롯한 학자들이 그리 경계하라 지시했던 '실천없는 떠버리'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함께 새벽독서를 할 분들을 모아보자 맘먹었지요.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는 진부해서 치부했던 진실을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혼자말고 여럿이 함께, 미숙한 시작이었지만 창대한 끝이 있다면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나만의 또 작은 포부가 생겼지요. 신기하게도 이 작은 포부는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나의 꿈과 연결되기 시작하는 신기하고도 영묘한 경험, 그리고 소소한 기적들을 내게 선물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나 혼자가 둘이 되고 둘이 넷이 되고... 그렇게 10여명.

온라인으로 만나는 '함께 하는 새벽독서'는 이제 겨우 8개월째이지만

8개월이 되신 분, 이제 몇달 되신 분... 기간은 모두 다르지만 당신들 모두는 아실 겁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체험으로 아시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자신이 성장했는지,

그리고 함께 하는 모두의 에너지가 나를 얼마나 성장시키는지,

책과 사람, 그리고 사유의 길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지...


성장. 이라는 보이지 않는 두 글자의 참의미가.

가치. 라는 만질 수 없는, 너무나 갖고 싶던 그 소중한 보물이.

나눔. 이라는 미루기만 했던 그 실체가,

이 미덕(virtue)들이 그저 내 일상의 저변에 녹아들어가도록

내가, 내 하루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것뿐입니까?

정신이 물질로, 관념이 형상으로, 의식이 실체로 드러나는 원리들이

모호에서 선명으로 나의 이해에 차분히 장착되고 있다는 것에 당신들은 또 놀라고 있습니다.

'열심히'의 배신과 '제대로 열심히'의 우선순위를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삶의 길과 삶의 가치를 찾아 걸음마를 시작했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놀라운 변화지요.


직장과 육아에 매어있는 매일 같은 일상일지라도

지식이 인식으로, 인식이 사고로, 사고가 새로운 관념으로, 관념이 지혜로 성장해나가고 있구나를

스스로 느끼면서 어찌 보이는 일상은 같은데 이면의 나는 달라질까... 경험하고 있습니다.

질서, 체계와 같은 당연시했던 말들의 참의미를 더 큰 시선으로 다잡아보기도 하구요.

내가 보는 눈이 아니라 더 큰 시선의 나를 만들고

더 큰 내가 지금의 나를 이끌게 돕고

더 큰 나를 믿어가며 지금의 나를 배제시킬 줄 아는 능력 또한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요.


우리는 요즘 '감동'이라는 두 글자의 심연에 빠져 있습니다.

매일 새벽5시, 온라인으로밖에 만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함께 독서하는 극도의 쾌락이 주는 상상을 초월한 감동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매일 하루가 감동으로 시작되는 일상을 과연 어느 누가 가질 수 있을까요?

우리의 매일매일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내가 무언가로 향하고 있구나 라는 기대의 가치를,

혼자가 아니라 함께여서 가능하구나 라는 공유의 감동을,

이제 시작됐구나 라는 막막하지만 가야할 자신의 길을,

삶이란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 라는 이불변응만변의 원리를,

사람이란 참으로 아름답구나 라는 숭고함을,

꿈이란 이미 내게 심겨져 있었구나 라는 자신의 미래를,

성장이란 먼저 도움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여지는 것을 통해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자선의 기본을,

거창하고 대단해지지 않으려는 방향의 걸음이 대단한 나를 드러내는 발로(發路)라는 사실을,

정신이 질서를 잡으면 일상이, 나아가 인생이 우주의 질서에 흡수되는구나 라는 대법의 이해를,

우리는 체감하며 매일 하루를 시작합니다.


독서가 아닌, 체계적인 독서를 통해

다독이나 속독이 아닌, 자신에게 맞춰진 독서를 통해

'읽고 싶은'이 아닌 '읽어야 할' 독서를 통해

관념으로의 수용이 아닌 기존관념을 밀어내는 독서를 통해

취미가 아닌 의무로서의 독서를 통해

감정이 아닌 사고의 질서부터 잡아주는 독서를 통해

우리는

어떤 책을,

어떤 시기에,

어떻게 해석하여,

어디에 저장해두어야 하는지를 이제 스스로 알게 되었네요.


성장. 이 무엇입니까?

스펙입니까? 성과입니까? 승진입니까? 보너스입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보여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결과니까요.

하지만, 이 보이지 않는 것.

사고의 질서와 내면의 깊이, 의식의 확장, 의지의 발현이 없으면 결코 보여지는 것을 가질 수 없습니다.

무엇이 우선인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왜 새벽이어야 하는지를 당신들은 그 소중한 보물의 진가를 알게 된 것입니다.

정신의 물질화, 관념의 형상화, 이상희 현실화. 와 같은 양극의 원리를 어렴풋하게 배워가고, 이해하고, 느껴가고 있습니다.


당신들을 통해 저는 저의 경험의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들이 제게 사람의 소중함과 이해의 무한한 경지를 알려 주었습니다.

당신들과 함께 저는 사유의 길을 걷는 지적 쾌락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당신들이 있어 함께 걷는 동반자의 든든함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신들이 제겐 스승입니다.

제게 스승이라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당신들께 배우는 것이 너무나 많거든요.

알고 있다 여겼던

사람, 아름다움, 숭고함, 감동, 질서, 사랑, 감사, 인생, 길, 삶, 사유...

이 단어들을 가슴으로 느껴보는, 진짜 인생을 사는 듯 하거든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배움을 나눠야 할 것입니다.

배우는 이유는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나(본성적인 나)를 생산하고

잉여로서의 나로 나를 키워내어

세상에 이롭게 쓰이도록 하기 위함이지요.


나를 키워

나를 보여줌으로서

누군가가 나를 닮아도 괜찮은,

이렇게 이기가 이타로 승화되는 삶.


이상과 현실이,

정신과 실천이,

나와 우리가,

지금과 전체가 모두 인과로 연결되어 있는 일체성 안에서

지금 나의 판단이 아닌, 더 큰 시선으로의 판단으로 스스로를 이끄는 삶.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서 그 어떤 누구에게도 자신을 믿으라 하지 마십시오.

내가 나를 키워내지 않으면서 그 어떤 무엇에라도 의지하지 마십시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주지 않는다고 투정하지 마십시오.

내가 나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남들을 부럽게 바라보지 마십시오.

내가 나를 들여다보지 못하면서 거울앞에 당당하지 마십시오.

내가 나에게 시간을 주지 않으면서 바쁘다 투덜대지 마십시오.


자연은 당신에게 모든 것을 다 허락했습니다.

허락된 모든 것을 나를 키우는 것에 활용하십시오.

자연의 탄생시간인 이 새벽의 기운으로,

초월된 정신세계로의 지향을 이끌어주는 성인들의 가르침 속에서,

함께 하는 동반자들과 따스하고 진지한 눈빛나누며

어느 누구라도 우리의 공간에서 이 모든 기운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잉여를 만드세요.

나를 더 크게 만드세요.

나를 더 잘 쓰이게 만드세요.

나를 더 선하게 만드세요.


우리 그렇게 철저한 이기적인 이 시간을 통해 진정한 삶을 나누는 이타로운 사람이 되어 갑시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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