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어떻게 이동해왔는가: 알고리즘의 시대

by Wooden Desk

권력은 결코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이것은 역사의 가장 확실한 법칙 중 하나다.


왕권에서 귀족으로

중세 유럽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흔히 왕이 절대적 권력을 가졌다고 상상하지만, 실제 역사는 다르다. 프랑스의 샤를마뉴 제국이 붕괴한 이후, 실질적 권력은 지방 귀족과 봉건 영주들에게 분산되었다. 왕은 명목상의 통치자였을 뿐, 영토와 군사력을 장악한 것은 귀족들이었다.


그러나 당시를 살던 농노들은 이 변화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들의 일상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땅을 경작하고, 여전히 세금을 내고, 여전히 영주의 명령에 복종했다. 권력의 주체가 왕에서 귀족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그들에게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었다.


귀족에서 자본가로

시간이 흘러 근대가 도래했다. 산업혁명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권력이 등장했다. 공장을 소유한 자본가, 은행을 운영하는 금융가들이었다. 그들은 토지가 아닌 자본으로 권력을 행사했다.


19세기 유럽의 귀족들은 이 변화를 거부했다. "우리는 여전히 권력자다. 이 졸부들은 우리의 전통과 지위를 따라올 수 없다." 하지만 역사는 그들의 거부를 비웃었다. 자본은 혈통보다 강했고, 공장은 성(城)보다 가치 있었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던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들은 영주 대신 공장주를 섬기게 되었지만, 그것이 권력의 근본적 이동이라는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저 일자리가 바뀌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국가 권력에서 비국가 권력으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국가는 전례 없는 권력을 갖추게 되었다. 복지국가, 관료제, 법률 체계, 군대, 경찰. 국가는 개인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모든 것을 기록하고 관리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 미묘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다국적 기업의 등장,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확장, 언론의 권력화, 전문가 집단의 독립성 강화. 국가는 여전히 강력해 보였지만, 실질적 결정권은 조금씩 분산되고 있었다.


판사와 검사는 정부의 지시를 받지 않게 되었다. 언론은 국가 검열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대기업은 국경을 넘나들며 국가의 통제를 벗어났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승리처럼 보였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그것은 승리였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국가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이 세력들은 스스로 권력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을 권력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언론은 자신을 "진실의 수호자"라고 불렀다. 사법부는 "정의의 실현자"라고 불렀다. 대기업은 "혁신의 주체"라고 불렀다.


현대: 플랫폼, 데이터, 알고리즘의 시대

그리고 지금, 21세기 초반. 우리는 또 한 번의 거대한 권력 이동을 목격하고 있다.


구글은 당신이 무엇을 검색하는지 안다. 페이스북은 당신이 누구와 소통하는지 안다. 아마존은 당신이 무엇을 사는지 안다. 틱톡은 당신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안다. 이들은 정부보다 더 정확하게, 더 상세하게, 더 실시간으로 당신을 알고 있다.


이것은 과거 봉건 시대의 "토지를 가진 자가 권력을 가진다"는 공식이 "데이터를 가진 자가 권력을 가진다"로 전환된 것과 같다. 구조적으로 동일한 변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권력의 이동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냥 편리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뿐이다."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말한다. 중세 농노도 그렇게 생각했다. 19세기 노동자도 그렇게 생각했다. 20세기 시민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참 뒤에야 깨달았다. "아, 세상이 바뀌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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