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잘 사는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하다. 오래 사는 일은 말 그대로 하늘에 달린 일이지만 잘 사는 일은 사람의 노력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수명을 억지로 늘리려 한들 상황이 그런 일들을 허락해야 한다. 술을 적게 마시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지키는 등 건강에 관여하는 일들은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주변 상황이 누구나에게 그런 권리를 허락하지 않는다.
직장 생활을 하며 어쩔 수 없이 야근하고 회식하고 오랜 시간동안 앉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쳤는데 장수를 바라며 건강을 챙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설령 아무리 내가 건강관리를 잘 한다 하더라도 병에 걸릴 수 있는게 세상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암에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건강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질병은 갑작스럽게 찾아오게 되어있다.
수명은 어디까지나 노력과 운이 합쳐져 결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즉 속된 말로 하늘에 달렸다고 보는 것이 옳다. 내가 완벽하게 나의 힘으로 내가 걸릴 병을 통제하고 내 수명을 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측불허한 사고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며 내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휘발리지 모른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반면에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은 많은 경우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현실의 비참함을 마주하겠다고 결단하는 일은 모두가 나에게 달려 있는 일이다. 온전히 나에게 달려 있는 일이 중요할까 운이 개입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할까.
잘 사는 일은 사람의 노력으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수명은 사람의 노력도 있지만 결국 운이 결정하기 마련이다. 나에게 달려있는 일인 ‘삶을 잘 사는 것’에 집중한다면 순전히 나의 힘으로 잘 살겠다며 나아갈 수 있지만, 환경과 유전이 개입하기 마련인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은 내가 잘 해봐야 그 한계가 명백하다. 우리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칭해서는 안 된다. 잘 사는 것은 말 그대로 내가 나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