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 피어난 꿈 –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 건축으로 쓴 시

by 류영기Sydney

바다 위에 피어난 꿈
– 시드니 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 건축으로 쓴 시(詩)

사람들은 오페라하우스를

왜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는 걸까?

한 번쯤은 직접 만났거나, 아니면 누구나 사진 속에서 보았던 오페라하우스가 소문 만큼 그렇게까지 ‘멋진 풍경’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곳에는 바람과 물결, 그리고 누군가의 꿈이 오랜 시간 부딪히고 견디며 만들어낸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어서 그 아름다움이 완성되었다.

시드니 바다 앞에 서면,
이곳은 풍경이 아니라, 하나의 마음이구나.”하고
그대도 느끼게 될 것이다.

어느 날, 시드니 바다는 꿈을 꾸었다. 햇살을 머금은 물결이 하늘을 향해 번져 나가고, 바람은 그 위에 조개껍질처럼 펼쳐진 곡선을 그렸다. 그 곡선은 훗날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되었다. 건축의 개념을 너머, 바다가 먼저 쓴 한 줄의 시(詩)였다.

1950년대, 시드니 시민들은 그저 그냥 어느 곳에나 있는 뻔한 공연장을 원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세상에 흔들릴 때 붙잡을 수 있는 정체성, 시대가 지나도 잊히지 않을 마음의 공간을 찾고 있었다.

그때 덴마크의 젊은 건축가 욘 우존(Jørn Utzon)바다의 꿈을 건축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선은 논리보다 아름다움을, 계산보다 용기를 택했다.


그러나 그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그때 기술은 그의 구상을 따라가기엔 너무 미숙했고, 정치와 여론은 그의 꿈을 이해하기엔 너무 현실적이었다. 예산은 계속 불어나고, 공사는 끝없이 지연되었다. 우존은 결국 자신이 그린 꿈이 완성되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호주를 떠났다.

위대한 예술은 늘 고독하고, 진정한 창조는 언제나 갈등을 품고 피어난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나 싶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지나 1973년, 바다는 마침내 꿈을 현실로 올려놓았다. 새하얀 돛을 펼친 건축물시드니의 상징이 되고, 세상이 사랑하는 무대가 되었다.

오페라하우스는 지금도 묵묵히 질문을 던진다.
한 사람의 꿈이 어떻게 도시의 얼굴이 될 수 있었을까?

그 물음 앞에서 우리는 조용히 답한다.
그것은 바다의 곡선이었고,
인간의 고집이었고,
시간을 이겨낸 하나의 시였다.

이 건축물은 콘크리트도 유리도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서로 부딪히고 어루만지던 사람들의 손, 그리고 조용히 흘러가던 시간과 바람의 기록이다. 그래서 이곳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그대의 마음도 조금은 밝아지고, 조금은 고요해질지 모른다.


우리 안의 무언가가

괜찮아, 다시 시작해도 돼”하고

속삭이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도 오페라하우스는 바다 위에서 누군가의 새로운 시를 기다린다. 그 시는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의 마음속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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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

파아란 하늘 아래서
파아란 바다 끝에서
새하얀 돛단배 하나

흘러온 유럽의 함성
지켜온 태고의 노래
서로 얽혀 하나 된다

반대와 논쟁 견디며
기다림이 예술 되고
도시의 영혼 되었다

원주민 숨결 느끼고
침묵 건너 화해 무대
하버의 바람, 묻노니
무대 위 너는 누군가


하버배경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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