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자리, 가르치는 자리

by 까만별

내가 가르치는 국어 외에 새로운 것들을 계속 배우러 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어프로라는 영상편집을 배우고 있는데

나보다 훨씬 젊은 청년들과 강의실에 앉아 젊은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다

시대는 글을 지나 영상으로 향하고 있다.

글에만 익숙한 내가 영상의 시대에 적응하고 그 영상들을 활용해서

내 일과도 연결시켜 보고 싶은 마음으로 배워보기로 결심하고 시작했다.

역시나 새로운 세상이구나

따라가며 배우기도 참 벅차다.

온갖 설정에 순서에 ...

나같은 문과 사람은 기계치이기도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이런 건 눈뜬 장님인 동시에 무슨 도구들을 조립하거나 장치들을 다루는 일은 .....그냥 못한다.

그런 내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면서 영상을 편집해 보고 실행해 보고 에니메이션들을 넣어보고 선생님 따라

이것저것 흉내를 내보지만 잘 안된다. 그래서 선생님께 질문한다. 계속 물어보니 선생님도 좀 짜증이 묻어나는 말투로 변한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지만 정도는 있어야 하는 법.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우리 학생들이 떠올랐다.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고 슬퍼지는 순간이었다.

가르치는 자리에만 서 있던 내가 배우는 사람이 되어 보니....

무엇을 배우든 배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

그 자리에서 수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된다는 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가장 밑자락에는 배우고자 하는 가장 순수한 마음이 깔려 있다는 것.

학생들을

내 마음 속에서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정말 몰라서 힘들어할 수 있다.

처음 배우는 것들을 접하는 순간 ! 누구나 힘들고 낯설다.

그 마음을 헤아려 함께 걸어가는 일.

달릴 수 있도록 속도를 만들어 주는 일!

섬세하고 친절하게 가르치는 일.

상처받지 않게 붇돋아 주는 일,

안심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일

어렵고 모를 수 있는 지점을 미리 헤아려 주는 일...

배우는 일은 결국 알게되고 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일뿐이니까 ....

질적으로 다르게 가르치는 일.

가르치는 일의 무게와 책임을 생각해 보는 아침이다.

학생의 자리에 늘 머물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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