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마우스

손바닥 아래의 완벽한 마트너십

by 아까그놈

처음 주인의 손에 잡혔을 때, 마우스는 절망했다.

이 주인은 사물 세계에서도 유명한'결정장애 중증 환자'였기 때문이다.

"쇼핑 창 하나 띄워놓고 왜 클릭을 못 하니!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뺐다가... 내 광학 센서가 다 어지러울 지경이야!"


마우스는 하루 종일 모니터 위를 갈팡질팡 떠돌았다. 주인의 망설임이 손바닥의 땀을 통해 전달될 때마다 마우스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화살표는 갈 곳을 잃고 원을 그리거나, 애꿎은 새로고침 버튼만 연타당하기 일쑤였다. 마우스에게 주인은 그저 '자기를 괴롭히는 변덕쟁이'일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묘한 변화가 생겼다. 마우스의 등허리에 주인의 손때가 반들반들하게 앉을 즈음, 마우스는 주인의 미세한 근육 떨림만으로도 다음 행선지를 예측하기 시작했다.


이제 주인이 마우스를 쥐면, 마우스는 주인의 마음보다 먼저 움직인다. 주인이 고민 끝에 내리는 그 결정들이, 사실은 얼마나 치열한 고뇌의 결과인지 마우스는 바닥 면의 마찰력을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좋아, 주인님. 이번 클릭은 나도 찬성이야. 아주 멋진 선택이라고!"


이제 둘은 하나가 되었다. 주인이 망설이면 마우스는 묵묵히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고, 주인이 결단을 내리면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딸깍-'소리를 내며 응원한다.

낯선 이방인이었던 마우스는 이제 주인의 의지를 디지털 세상에 실현하는'가장 충직한 오른팔'이 되었다.


지난번 스마트폰 케이스가 주인의 비밀을 지켰다면, 마우스는 이제 주인의 미래를 함께 클릭해 나가는 동반자가 된 셈이다.


[오늘의 의미]
누구에게나 처음은 낯설고 서툽니다. 결정이 어려워 방황하는 시간조차도, 사실은 서로가 호흡을 맞춰가는 소중한 과정이죠. 오늘 당신의 마우스가 유난히 부드럽게 움직인다면, 그건 당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마우스의 든든한 지지일지도 모릅니다.

망설이지 말고 당신의 오늘을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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