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를 준비하던 그 시절,
나는 전공책을 펼쳐놓고.
전공책에 적힌 문장을 그대로 외웠습니다.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문자처럼 달달 외웠습니다.
그 결과, 시간은 끝없이 늘어졌고 합격은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상실은…
그 긴 시간 동안 나는 아이와 함께하지 못했고,
가족과 웃을 시간조차 놓쳐버렸다는 사실입니다.
공부방법에 많은 변화를 주고,
어떻게 하면 합격할지를 고민했어야 했는데...
빠르게 합격하고 싶었던 나는,
공부방법이 대한 고민과 연구보다~
닥치는데로 더 많이 외우고~
더 열심히 하는 어리석은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 긴 시간을 임용고시를 하면서~
나의 공부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수학을 문자로만 외웠던 그 시간은 깨달음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내 언어로 정리하지 못한 지식은
시험장에서 단 한 줄도 나를 구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아이들을 보며 더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들이 문제집과 선행에만 매달리며
정작 중요한 교과서 개념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는 모습이
과거의 나와 겹쳐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아, 수학은 결코 문제집의 양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현행 교과서를 즐겁게 풀어내는 것,
그 속에서 개념을 자기 언어로 다시 써보고 설명하는 것.
그것이 진짜 공부이고, 수학을 즐겁게 공부하는 길이야.
문제집 한 권을 더 푸는 것보다
오늘 배운 개념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앞으로 너희가 걸어갈 길에 더 큰 힘이 된단다.
부디 아이가 선행에만 치이고,
문제집에만 파묻히지 않도록 지켜봐 주세요.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교과서 속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수학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을 얻고, 무엇보다 즐거움을 느낍니다.
나는 교사로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수학을 외우느라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놓쳤습니다.
그러나 아이들만큼은,
수학을 즐기며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수학, 결국은 개념입니다.
오늘의 아이들이, 나의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