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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실리콘밸리 탐방기 : Apple, Google

초 거대 기업의 헤드쿼터에 방문하다

미국에 오기 전부터 실리콘밸리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애플, 아마존, 구글과 같은 메가 기업들의 공화국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모든 체계와 서비스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점점 느끼게 되면서,


'대체 이 기업들의 헤드쿼터가 모여있는 곳은 어떨까?'라는 궁금증을 떨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1박 2일 여행을 신나게 기획했고, 애플과 구글을 중심으로 알차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01. 애플 Visitor Center
덜어낼 줄 알고, 아름다운 것을 알고,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애플


방문자 센터에서도 보이는 '덜어내기'

애플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좋아하는 나는, 헤드쿼터를 방문하면서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인테리어와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덜어내기'라는 것을 느꼈다.



깔끔하게 비워져있다는 느낌은 위의 사진과 같이 외부의 풍경과 거의 이어져 있는 듯한 통유리와, 높은 층고에서 가장 잘 느껴졌다.



미학적인 고찰이 보이는 인테리어

창문, 책상, 그리고 벽의 색들의 톤이 정말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미학적인 면에서, 서있는 사람들까지 이상하리만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품을 전시하는 섹션도 애플다운 점잖고 예쁜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생각이 든다. 줄 수 있는 선에서 가장 깔끔하게 포인트를 준 느낌을 준다.



사용자의 경험을 강조

엄청나게 큰 아이패드로 새로운 이모지를 어떻게 꾸미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패드에 이미 익숙한, 또는 관심이 있는 타깃을 대상으로 애플만의 UX를 강조한다.


비지터 센터의 다른 섹션에 들어가면, 위와 같이 애플의 헤드쿼터인 Infinite Loop (외부인에게는 비공개)이 어떻게 생겼는지,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아이패드를 통해 상상할 수 있게 만든다. 적극적인 소비자들의 행동과 상상을 유발하게 하는 세팅이 매우 흥미로웠다.


비지터 센터 안의 카페에서는, 아이패드로 주문이 이루어진다. 일반의 메뉴판이 아닌, 애플의 UI/UX가 그대로 들어가 있는 것이 굉장히 귀엽고 통일성 있게 다가왔다.


02. 구글 캠퍼스
즐겁게 일하고, 끊임없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개방적으로 사고하는 구글


즐겁게 일하는 '캠퍼스'

구글의 헤드쿼터는 이름도 '캠퍼스'다.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즐겁게 배워나갈 수 있는 사람의 가능성을 믿는 공간이라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계속되는 카페테리아와 운동 시설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즐거움에 대한 욕구를, 일과 함께 접목시켜보겠다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구글의 효율과 아이디어는 즐거움에서 출발하는 게 아닐까?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움직이는 공간

구글 캠퍼스는 자전거로 돌아다닐 수 있다. 곳곳에 자전거 파킹 존이 있으며, 방문자도 누구나 자전거를 편하게 타면서 공간을 탐방할 수 있다.


나는 이 자유로움이, 단순하게 재미로만 느껴지진 않았다. 건물들이 흐름에 따라서 유기적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접 사람이 움직이는 것에 발맞추어 갈 수 있는 융통성이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다가가기 쉬운, 친근한 구글

어쩌면 구글은, 검색 엔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에 다가가기 쉽고, 친근한 브랜드 인식을 주는 것이 기업의 소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을 위한 재미있는 구조물도 많다.


이러한 구조물들과 이미지가 구글을 편견이 없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다. 사내 안에 설치된 미끄럼틀, 귀여운 비도 그것을 보여주는 한 요소처럼 느껴진다.




애플, 구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애플의 비지터센터, 구글의 캠퍼스를 돌아본 결과, 두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써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동시에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그룹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느낀 두 브랜드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나의 인사이트를 서술하고자 한다.

 


1.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애플과 구글은 명백히 다른 느낌을 준다. 느낌뿐 아니라, 그 안에 소속되어 일을 하고 있는 인원의 페르소나도 굉장히 다르게 상상하게 만들었다. 즉, 애플은 애플- 구글은 구글-과같이 여타 수식어가 없이 그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력하게 떠오른다는 것! 그만큼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있다는 말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특별한 설명 없이 어떤 공간과 색채, 분위기만 봤는데도 해당 브랜드가 떠오른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신기한 일이다.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그 정도의 작은 단위로도 떠오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그들이 성공적인 브랜딩의 예시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꾸준하고 정교한 브랜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2. 흐름을 고려한 설계

여느 플래그십스토어나 비지터센터가 그렇듯이, 두 장소 모두 방문자의 방문 흐름을 고려한 설계를 했다는 것이 잘 느껴졌다. 예를 들어, 애플 비지터센터는 건물 내부에 큰 공간에서 사람들이 돌아다닐 수 있는 동선을 만들었고, 구글 캠퍼스는 회의실부터 카페테리아,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도로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설계는 결국 두 브랜드의 브랜딩 포인트와도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애플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만드는 걸로 유명하고, 구글은 사용 흐름을 고려하여 검색 결과를 최적화하는 엔진인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브랜드의 공간 설계 철학은 결국 사용자의 니즈를 늘 파악하려 하는 브랜드의 의지를 보여주는 좋은 장치이자 표현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3. 핵심가치는 결국 '사람'

나는 두 브랜드의 업무 환경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공통점은, 결국 사람들의 웰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두 기업 모두 사람들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며, 일관적으로 열린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애플과 구글은 그들의 비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람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직원들과 고객들을 존중하며, 사람을 중심으로 한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것 같았다. 결국 사람이 모여 살아가는 세상에서, 업의 존속을 위한 가장 큰 가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화려한 건축물이나 볼 거리가 많지는 않았지만, 기업의 생태계와 가치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한마을이 모두 특정 기업의 정체성으로 꾸며져있는 것은 그 자체로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기도 하기에!


두 기업의 변화를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볼 사람으로서, 그들이 일하는 터전을 잠깐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경험은 그들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열린 자세로 기업들을 바라보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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