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면서 깨달은 점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며 처음 느낀 건 “와, 진짜 성과가 나오는 일이구나”였다.
캠페인을 기획하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하루 단위로 CTR·전환율·ROAS를 추적하고.
이렇게까지 직접 매출을 만드는 시원한(?) 직무가 또 있을까 싶었다.
성과는 명확하고, 숫자는 정직하니까.
‘어느 이미지에서 전환이 잘 일어났는가?’
‘어떤 문장에 반응이 달리는가?’
‘고객은 어떤 표현을 클릭하는가?’
숫자를 보면 정답이 있었기에, 나는 숫자 및 데이터에 한참 몰입해있었다.
당연히, 퍼포먼스는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캠페인을 수십, 수백 개 만들다 보면
반드시 한 번은 마주하게 된다.
“이게 왜 잘 된 거지?” 싶은 순간.
때로는 테스트용으로 급하게 만든 소재가 성과가 더 좋고,
그보다 훨씬 더 논리적으로 설계한 A안은 전환율이 떨어진다.
또는 오히려 브랜딩 요소가 거의 없고, 당장만 노린 문장이 더 높은 CTR을 기록한다.
스타트업이다보니, 매출에 대한 압박이 존재해
지금 가장 매출을 낼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그러다보니 ‘데이터가 그러하니 그게 정답이겠지’라고 믿고 디벨롭 시키는 일이 더 많았다.
하지만 아주 근본적으로 머리에 남는 질문들...
"이건 정말 우리가 원하는 방향일까?"
"이런 메시지로 전환이 나는 게, 오히려 브랜드를 훼손하는 건 아닐까?"
"우리는 매출을 만들고 있지만, 브랜드는 남기고 있는걸까?"
그런 의심 끝에서, 나는 퍼포먼스를 ‘잘하는 것’보다퍼포먼스를 ‘왜 하는가’를 묻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생긴 개인적인 깨달음을 3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처음에는 브랜드 메시지를 ‘퍼포먼스에 써먹기 위한 장식’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가장 높은 반응을 보인 소재는 대부분,
브랜드의 핵심 감정선을 정확히 짚고 있었다.
결국 퍼포먼스란, 단기 전환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브랜드의 가치를 사람들의 인지 속에 감정적, 의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느냐더라.
퍼포먼스에서 수치를 올리고 싶다면, 결국 브랜드를 이해해야 한다.
‘브랜드 기반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퍼포먼스가 곧 브랜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진짜 그래야만 하이퀄리티의, 효율 좋은 소재가 나온다)
수많은 테스트를 하며 느꼈다. 좋은 문장보다 중요한 건 ‘구조’다.
똑같은 소구점을 담아도,
메시지를 어떻게 흐르게 만드느냐에 따라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그건 브랜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철학이나 태도를 아무리 잘 정리해도,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구조화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퍼포먼스를 하며 훈련된 ‘구조 설계력’은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지금 사게 만드는 일’이다. 그 순간의 클릭, 전환, 구매를 설계한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는 브랜드는 기억과 태도, 그리고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을 설계한다.
구매 전환이 높았던 캠페인을 보면
광고 그 자체의 설계보다 ‘사람들이 그 브랜드를 신뢰하고 있었는가’가 훨씬 중요한 요소였다.
결국 퍼포먼스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은, 그 바탕에 있는 브랜드의 태도에서 나왔다.
그래서 나는 이제,
단순히 전환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언어가 브랜드를 만들고, 남기는지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성과는 빠르게 지나가지만, 태도는 오래 남으니까...
나는 그 태도를 설계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