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투수의 트렌드

투수의 효율성 추구

by 박선용

투수들은 더 빠르고 더 강력한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하고, 타자들은 더 정교하고 멀리 치기 위해 연구하고 이런 과정들이 하나의 고리처럼 순환되면서 서로를 더 좋은 선수가 되게 해주는 것이 오늘날의 야구입니다.

이러한 발전이 일어남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뀌곤 하죠.


세이버매트릭스의 도입과 보편화로 투수의 평가기준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투승타타라는 말처럼 승리가 투수의 가치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되기도 했습니다.


2005년 아메리칸 리그 사이영

2005년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는 바톨로 콜론입니다.

그러나 해당시즌 요한 산타나와 기록을 비교해 보면 이닝, 자책점, 삼진 등 많은 부분에서 산타나가 앞서지만 콜론은 21승을 거두며 다승왕을 차지했고 이 승리수가 사이영수상에 영향을 크게 끼쳤음을 알 수 있죠.



시대의 변화


하지만 시간이 흘러 2010년대 중반을 지나고 승리가 끼치는 영향이 거의 없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제이콥 디그롬의 10승

2019년 제이콥 디그롬의 11승

2021년 코빈 번스의 11승

2025년 폴 스킨스의 10승

처럼 더 이상 승리가 사이영상의 주요 기준이 되지 못하는 걸 알 수 있죠.


하지만 세이버매트릭스의 도입과 발전으로 인해 승리가 영향이 거의 없어지는 대신 오히려 선수 비교와 평가도 세분화되고 정밀해지면서 복잡해지고 말았습니다.

가장 논쟁이 치열했던 202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결과를 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202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



해당시즌은 코빈 번스가 잭 휠러, 맥스 슈어져, 워커 뷸러를 꺾고 사이영을 수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잭 휠러와 비교해 보면 두 선수가 나타내는 특징을 더 잘 볼 수 있죠.

잭 휠러는 많은 이닝을 준수한 성적으로 소화했고

코빈 번스는 적은 이닝을 최고 수준의 효율로 소화했습니다.

이 투표결과에서 가장 큰 논점은 이닝소화와 피칭퀄리티입니다.

코빈 번스의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적은 볼넷수 심지어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낮은 FIP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코빈 번스가 해당시즌 매우 뛰어난 피칭 퀄리티를 보여준 건은 사실이나 그러한 점이 휠러에 비해 거의 50이닝이나 적은 이닝수를 역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로 갈렸죠.

실제로 두 선수는 사이영 1위 표는 똑같이 가져갔지만 2위 표에서 갈리면서 치열한 경쟁 끝에 단 10점 차로 번스가 수상하게 됩니다.



6이닝 무실점 VS 9이닝 3 실점?


몇 달 전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주제가 있습니다.

당신이 감독이라면 매 경기 6이닝 무실점을 하는 투수와 9이닝 3 실점하는 투수 중에서 누구를 기용할 것이냐는 거죠. 앞서 말한 번스와 휠러 비교의 확장판인 느낌입니다.

6이닝 무실점 투수를 선택하는 입장의 주요 의견은 '불펜투수가 매 경기 3이닝 3 실점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고

9이닝 3 실점 투수를 선택하는 입장의 주요 의견은 '시즌을 운영하면서 불펜에 큰 휴식을 줄 수 있다'정도였습니다.

이러한 논쟁은 피타고리안 승률을 통해 비교가 가능합니다.

위의 공식이 피타고리안 승률 공식이고 이를 활용하면 투수등판 시 예상승률과 승리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2025년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하면 9이닝당 평균실점은 4.52 정도입니다.(43075이닝 21614 실점)

이를 평균값으로 잡고 계산하면 6이닝 무실점 투수의 예상승률을 먼저 계산하면

9이닝 동안 6이닝은 확정적으로 무실점이므로 남은 3이닝 동안 약(4.52)/3 정도를 실점할 것이므로

6이닝 무실점 투수의 예상승률은 0.90 즉 90%가 나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가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돌면 약 33경기 정도 나오므로

33*0.9=29.7로 29.7경기정도를 승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같은 방식으로 9이닝 3 실점 투수의 예상승률을 계산하면

9이닝 3 실점 투수의 예상승률은 0.694103...으로 약 69% 정도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33경기기준 22.7경기정도를 이길 수 있습니다.

두 경우를 비교하면 6이닝 무실점 투수가 정규시즌 기준 7승 정도를 더 거두는 것을 알 수 있다.

9이닝 3 실점 투수가 아껴준 불펜 99이닝으로 7승 정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면 9이닝 3 실점투수를 아니라면 6이닝 무실점 투수를 선택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닝 소화와 피칭 퀄리티


물론 많은 이닝을 먹으면서 좋은 피칭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는 어쩔 수 없이 피칭퀄리티가 우선시 되는 느낌입니다. 왜일까요?


투수는 발전합니다. 하지만 타자도 발전하죠. 투수가 계속 발전하지 못하면 타자에게 힘없이 뚜드려 맞고 말 겁니다. 그래서 투수들은 더 빠르고 힘 있는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구속측면에서 여러 변화가 일어났죠.

2010년대 구속혁명 이후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6년 평균 91.8 mph이었던 구속은 2025년 평균 94.4 mph로 계속해서 증가해 왔죠.

그러나 이러한 증가된 구속으로 인한 문제도 생겼습니다.

투수들의 몸이 버티기 힘든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죠.

더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 무리하다 보니 부상이 잦아지고 투수들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실제로 2015년 28명이었던 200이닝 투수는 2025년 3명으로 큰 감소를 보였습니다.

이렇듯이 피칭퀄리티를 높이지 않으면 타자와의 대결을 이길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피칭퀄리티를 높이고 이로 인해 이닝이팅에서의 감소가 생길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마무리


본문에서 말했듯이 피칭퀄리티는 계속해서 증가하지만 그로 인한 반작용으로 이닝에서의 감소를 보입니다

하지만 야구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투수의 부상관리에 대해서도 발전하고 바이오매카닉스를 통해 더 빠른 공을 효율적으로 던지는 법을 연구하고 있죠. 혹시 모르죠? 부상 없이 100마일을 던지면서 9이닝 무실점을 하는 투수가 나올지.





출처 및 참고 baseball-reference, fangraphs, baseball savant, https://m.fmkorea.com/913282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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