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을 좋아하세요?
도깨비만큼이나 메밀을 좋아한다. 여기 롬바르디아 주에서도 메밀을 이용한 요리를 해 먹는다.
한 번 먹어보고 사랑에 확 빠진 그 요리! 메밀 특유의 까끌까끌한 식감과 고소한 맛. 피쵸께리이다.
피쵸께리는 이탈리아 북부 Valtellina, 롬바르디아 지역의 전형적인 요리로 주로 겨울에 해 먹는 파스타 요리이다. 메밀로 만든 파스타면과 배추, 감자 같은 겨울 야채 그리고 치즈를 버무린 후 그 위에 마늘을 넣고 살짝 데운 버터를 추가해서 먹는다. 한마디로 칼로리 폭탄인 요리이지만,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며? 그리고 추운 겨울에 먹으면 정말 뜨끈하니 에너지가 훅 난다.
피쵸께리의 어원은 조각이라는 뜻의 ‘pit’ 혹은 ‘piz’에서 왔다고 하기도 한다. 파스타를 보면 긴 생면이 아니라 짧게 잘라져 있다. 혹은 ‘pinzare’ 즉 ‘누르다’라는 어원에서도 왔다는 설도 있는데 파스타 면이 꾹꾹 누를 것처럼 납작하다.
정말 맛있는 피쵸께리, 롬바르디아에서는 먹는 전통적 레시피가 있다.
먼저 양배추와 감자를 끓는 물에 넣고 삶는다. 야채의 크기에 따라서 5분에서 7분 동안 기다린 후에 이탈리아 시중에서 살 수 있는 피쵸께리면을 함께 넣고 소금을 한 스푼 정도 더한 후 7분 정도 삶는다. 피쵸케리면이 적당히 익으면 물기를 빼고 오븐용 그릇에 옮겨 담는다. 그 위에 깍둑썰기 한 치즈를 듬뿍 넣는다.
주로 향이 강한 치즈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전통적인 레시피로는 Casera cheese를 쓴다. 오븐용 그릇에 옮겨둔 피쵸케리, 야채, 치즈를 함께 섞는다. 놀라운 사실인데 500g의 피쵸케리면을 요리한다면 500g의 치즈, 500g의 버터를 쓴다...
아무튼, 마늘 두 톨을 반으로 자른 후에 버터를 넣고 팬에서 버터를 녹인다. 마늘과 함께 녹인 버터를 섞어둔 치즈와 피쵸케리위에 부은 후 잘 섞어 오븐에 한 번 더 넣어 짧은 시간 동안 조리한다. 그릇에 덜어 낸 후에는 각자 기호에 따라 후추를 추가해서 먹는다. 버터와 치즈가 많이 들어간 무거운 음식이라 주로 레드와인과 함께 먹는다고 한다. 까슬까슬한 식감에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서 배추, 감자와 함께 한입 그득 먹으면 ‘음~’이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롬바르디아의 전통적인 겨울 요리, 피쵸케리. 기회가 된다면 꼭 맛보시길 추천한다.
이번에는 아쉽게도 정말 찍어놓은 사진이 없다...
먹느라 정신이 팔려서 사진도 못 찍었고 또 마리아가 요리할 때 집에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정말 맛있는 피쵸께리!
메밀을 좋아하시는 분들! 이탈리아에 들리시거든 꼭 한 번 맛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