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제목은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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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6. 2025
이래서 많은 작품들의 제목이 ‘무제’로구나.
자신의 작품을 ‘무제’로 제목 짓는 이유는 다 다를 것 같다.
오늘 나의 마음과 그 마음을 글로 옮기는 지금 이 순간의 제목은 ‘무제’이다.
오늘 글의 제목이 ‘무제’인 이유는, 내 마음이 지금 고요히 비어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마음상태이다.
새벽부터 소복이 내린 눈 때문일 수 도 있고
어젯밤 자기 전에 복용한 비염약 때문일 수도 있고
오늘따라 더욱 조용한 지지향의 분위기 때문 일 수도 있다.
무엇을 하고 싶어서
무엇을 하지 못해서
무엇을 해야 해서
마음이 편치 않게 옥죄이는 상태가 더 많다.
고요한 마음에 내가 돌멩이를 던질 때도 있고
다른 이가 내 마음에 돌멩이를 던질 때도 있다.
일렁이는 마음에 물멀미가 나서 어질어질할 때도 많다.
고요하고 잠잠한 마음상태
오늘같이 일렁임이 없는 마음 상태를 그대로 느껴본다.
출렁임 없는 호수 위에 잠잠이 떠있는 조각배에 그대로 앉아 있는 듯.
노를 굳이 저어서 어딘가로 나아가지 않는 것.
호수 밑의 물고기라도 보려고 몸을 기웃거리지 않는 것.
그냥 그대로 잠잠히 있는 상태.
멈추어 그대로 있는 것.
내 눈길, 마음, 생각을 들여다보지 않는 것.
눈은 뜨고 있으나 초점을 두지 않고
마음의 창은 조용히 닫아 놓고
생각의 흐름을 쫓지 않는다.
너무 오랜만에 비어있다.
내 마음과 머릿속이.
비어있는 마음과 머리는 빈공명으로 오히려 울림이 있다.
오늘은 ‘무제’
그 어떤 것을 쓰려고 한 것이 없어서.
오늘은 ‘무제’
그 어떤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 없어서.
오늘은 ‘무제’
그 어떤 것을 얻으려 한 것 이 없어서.
나는 한동안 지금 이대로 있을 것이다.
내 마음에 일렁임이 다시 올 때까지.
조용한 주일 오후 지지향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