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생명은 나의 손을 벗어나
이제 불빛 하나의 바람도
의미를 잃어간다.
너만 느낄 수 있다면
또다시 내일이 나에게 있기를
감히 신에게 청해 보련만
딸아
너를 위해서라면 다시
불가능에 저항하며
길 위에 나를 세운 채
식어가는 풀빵과 눈 오는 밤을 새우련다.
아들아
너를 위해서라면 다시
영원하지 않다고 해도
내일이 다시 나의 날이 되기를
신께 간청하련다.
목숨을 허락받지 못하고
병든 몸하나 뉘일 곳 없어
자식에게 조차 부끄러운 마음
차마 감을 수 없는 눈가에
마지막 경련이 애닮아한다.
et
주인 잃은 수레에 묶였던 끈이 풀어지고
김 오른 붕어빵이 다시
동네 아이들을 불러 모을 때
엄마의 눈물은 눈이 되어 내리고
세상의 기억은 녹아버린 눈처럼
잊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