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치료 3
�오늘은 수술부위 사진이 있으니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마지막 부분 사진에 유의해주세요�
사실 척수자극기는 평상시 기저에 깔려있는 통증에 효과가 있고 갑자기 찾아오는 돌발통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고 해요
저는 평상시 통증보다도 설 때, 의자에 앉을 때 찾아오는 통증과 밤에 극심하게 찾아오는 돌발통을 잡아줬으면 했어요
그런데 자극기를 아무리 세게 해도 설 수가 없었어요
자극이 너무 세니 서있을 만한가..? 통증이 좀 숨겨지나? 싶다가도 겨우 몇 초 더 서 있는 게 다인 거 같고
오히려 더 아픈가? 아닌가?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런 생각이 테스트기간 내내 이어졌어요
게다가 매일밤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 또한 그대로라 일주일 내내 매일밤 울고불고 난리를 치며 모르핀을 맞고 겨우 잠에 들었어요
사실상 테스트는 실패였어요. 효과가 있다면 저는 테스트 직후 효과를 체감했어야 했어요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지 못한 채로 1주일이 지나갔어요
일주일간 매일 밤 복잡한 마음으로 수술한다... 안 한다... 한다... 안 한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어요
이제는 수술여부를 결정해야 했어요 (테스트기기를 넣은 곳이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더 지체하면 감염의 위험이 커서 1주일 정도가 최대 테스트 기간이라고 해요)
결국 저는 척수자극기 삽입 수술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효과도 못 느꼈는데 왜 수술을 결심했냐고 물으신다면..
이 수술을 안 하면 앞으로 어떤 치료를 할 수 있나요?라고 교수님께 여쭤보니 "약물치료죠.."라고 하셨어요
약물치료라는 건 없었어요 그거 진통제를 먹는 것뿐..
결국 제자리이고 방법이 없다는 말이었어요
그리고 이 당시 매일 드레싱 하러 와주시던 펠로우 선생님의 말씀이 결정에 도움이 됐어요
"효과가 10% 정도라도 있다고 느끼시면 수술을 고려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테스트보다 본 수술이 더 섬세하게 통증위치를 잡아주니까요"
"지금 10%라면 수술로는 2-30% 통증감소효과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실 10%의 효과도 잘 모르겠었어요. 제 통증은 워낙 도깨비 같았고 있다가 없다 해서, 움직일 때마다 통증 양상이 계속 바뀌어서 지속적인 효과 체감이 어려웠고 또 너무 심한 통증이라 테스트기기가 통증을 잘 숨겨주지 못했어요
이 수술의 목표는 통증의 50% 감소이지만 대부분 30% 감소만 돼도 감지덕지라고..
저는 이 수술을 해보지 않고는 효과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저에게 1주일의 테스트기간은 너무 짧았고 수술로 좀 더 효과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라도 품고 살아보고 싶었어요
이대로 퇴원하면 두고두고 수술을 안 한 게 아쉬울 것 같아 차라리 내 몸에 넣고 오랜 기간 테스트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수술을 결정했어요 (지금은 이 결정을 매우 후회해요 테스트라는 걸 하는 이유는 있는데 말이에요..ㅎㅎ)
수술은 생각보다 더 끔찍했어요
수면마취를 진행하다가 수술 중간에 절 깨웠어요
수술 중간에 수술실에서 깬다는 건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는데 척수 안의 전극선 위치를 조절하며 통증부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대화를 하며 수술을 진행해야 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지금 자극 오세요? 어디에 오세요?"
"발 쪽에 오긴 하는데 아픈 부위에 정확히 오진 않아요"
"이렇게 하면요?"
이런 대화를 하며 수술이 진행됐고 위치를 정확히 잡은 뒤 다시 재워주셨어요
척수를 쑤시는 통증과 추위, 엎드려서 진행하는 수술이다 보니 목을 옆으로 돌려 누운 채로 있다 보니 목이 부러질 것 같이 아팠어요
재워주신다고 했는데 아프다고 소리치다가 울다 보니 잠이 쉽사리 오진 않았지만
어느새 잠이 들긴 들었고 눈을 떴을 땐 수술이 끝나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