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치료 2
제가 진단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너무 아파서 욕조에 앉아서 엉엉 울다가 병원 진료를 앞당겨 갔어요
교수님께 당장 척수자극기 수술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모르핀이 아니면 살 수가 없었어요
재활을 해보았지만 발등 한 번 만질 수 없었어요
척수자극기는 몸 안에 전기자극발생기를 넣어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원리인데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라기보다는 몸 안에 통증을 숨기는(덮는) 전기신호를 만드는 기계를 삽입하는 것이죠
척추 안 척수에 전기자극선을 넣고 이 선과 연결된 기계본체를 등이나 배에 삽입해요
그리고 이 기계를 리모컨으로 컨트롤하고, 등이나 배에 삽입된 기계 본체를 충전해서 사용해요
몸 안에 기계를 넣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 제약들이 있죠
제가 울면서 달려가 수술을 하고 싶다고 하니 교수님은 3개월의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라고 하셨어요
제가 가임기 여성이기도 하고 아직 어리니 다른 치료들도 조금 더 해보자고..
그때의 전 교수님이 원망스럽기만 했죠
하루라도 빨리 하고 싶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충분한 치료를 하지 않고 척수자극기를 할 경우 산정특례와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수술비가 원래 1500만 원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수술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3개월간 저는 척수자극기 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어요
그동안 남편과는 달라진 생활에 적응해 보려 노력했어요
척수자극기 수술은 발병 초기에 할수록 효과가 좋아요
그 이유는 척수자극기도 어쨌든 통증을 숨기는 것이기 때문에
진통제를 많이 쓰고 진통제에 익숙해지면 척수자극기로 통증이 감춰지는 효과를 잘 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투병기간이 오래되면 진통제용량도 늘어나고 더 센 걸 쓰기 때문에 척수자극기의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3개월간 너무 아파 약 용량을 늘려달라고 교수님께 요청하면 척수자극기 효과가 약해질 수 있으니 용량을 많이 늘릴 수 없다고 최대한 자제해 주셨어요
너무너무 아파서 약을 많이 많이 먹고 싶었지만 수술만 생각하며 꾹 참았죠
척수자극기 삽입술은 사람마다 효과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데 몸에 기계를 넣고 살아야 하니 1주일간 테스트를 통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한 후 효과가 있으면 본수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그래서 일단 테스트 먼저 하기로 하고 입원을 했어요
테스트 수술은 전기자극선만 척수 안에 넣고 기계본체는 몸 밖에 있는 상태로 진행되어 비교적 간단해요
등에는 구멍이 난 상태로 일주일을 물에 닿지 않고 지내야 해요
테스트 수술은 다들 하나도 안 아프다고 해서 그건 걱정이 안 됐지만
효과가 없을까 봐 정말 많이 걱정되고 긴장됐어요
근데 테스트 수술을 하고 나오니 진짜 너무너무너무 아픈 거예요
웬만한 고통엔 끄떡없는데 정말 난생처음 겪는 척수의 통증에 숨도 못 쉬게 아팠어요.. 사람바이사람이라는데 저는 너무 아팠어요ㅜㅜ
테스트 효과는 언제쯤 나타나는지 여쭤보니 효과가 있으면 바로 느낄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잘 모르겠는 거예요 효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