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 기아차 대리점 (출처-연합뉴스)
“이상하네 EV9이 이렇게 안 팔릴 리가 없는데…”
기아의 준대형 전기 SUV ‘EV9’ 판매량이 미국 시장에서 급격히 줄면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요 감소보다는 재고 부족과 연식 변경 과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V9 (출처-기아)
기아의 준대형 전기 SUV EV9이 미국에서 지난 5월 단 37대만 팔리는 기록적 저조함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87대가 팔렸던 것에 비해 무려 98.3% 급감한 수치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EV9의 판매 급감 원인을 소비자의 구매력 저하나 관심 감소보다는 공급과 재고 문제에서 찾고 있다.
실제 미국 내 기아 딜러들의 재고 상황을 살펴보면 EV9의 재고는 전국 약 800개 매장에서 채 12대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V9 (출처-기아)
기아 측은 EV9의 2026년형 모델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며, 현재 딜러점에 보유된 모델은 대부분 실제 차량이 아닌 미입고된 상태의 예약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K5 (출처-기아)
반면, 전기차 라인업의 하락세와는 달리 내연기관 모델들의 판매량은 급증세다. 특히 가솔린 세단 K5는 지난 5월 전년 대비 무려 256% 증가한 6957대가 팔리며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누적 판매 역시 2만 8951대로 작년 같은 기간(9036대)에 비해 220% 증가하며 기아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니밴 카니발이 5월 판매량에서 지난해 대비 68% 증가한 6975대를 기록했으며, SUV인 스포티지와 텔루라이드 역시 강세를 유지했다. 특히 텔루라이드는 미국 내 1만 대 이상의 충분한 재고를 확보해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EV9 (출처-기아)
한편,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기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자동차 업계 전반에서 소비자들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를 선호하는 추세로 변화한 탓이다.
포드 역시 전기 트럭 모델인 F-150 라이트닝과 상용 모델 E-트랜짓의 판매가 눈에 띄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EV9과 EV6 모델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 중이다.
특히 최근 발표한 2026년형 EV9은 가격을 일부 인하했고, 테슬라의 NACS 충전 포트를 채택해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EV9 (출처-기아)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연식 변경을 기다리고 있어 일시적인 판매 부진 현상이 나타났다”며 “모델 변경이 완료되면 EV9의 판매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