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초대형 리조트 개장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카지노 산업이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일본 오사카가 2030년 대규모 복합리조트(IR)를 개장하면, 한국 카지노 업계가 감당해야 할 파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오사카 유메시마 섬에 들어서는 이 리조트는 한 나라의 새로운 놀이 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테마파크, 쇼핑, 전시, 그리고 카지노까지 모두 아우르는 초대형 패키지다.
특히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환율 효과까지 겹치면 매력은 더 커진다. 이미 학계에서는 개장 이후 매년 수백만 명의 한국 관광객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며 수조 원 규모의 국부 유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지난해 한국 카지노 시장 매출은 약 3조 원대로 집계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이 1조 8천억 원 넘게, 내국인 전용 강원랜드가 1조 3천억 원가량을 기록했다.
출처: 롯데관광개발(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입장객은 연간 530만 건이 넘는다. 그런데 오사카 IR 하나가 목표로 하는 카지노 매출만 3조 원 후반대에 달한다.
단일 시설이 한국 전체 시장을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구조적인 판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의 10%만 빠져나가도 연 1천억 원대가 바로 줄어든다. 강원랜드마저 일정 비율의 손님을 빼앗긴다면 타격은 더 커진다.
문제는 한국의 규제 환경이다. 국내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 시설과 강원랜드라는 제한적 구조에 갇혀 있다.
일본이나 싱가포르가 내국인에게 일정 조건 아래 입장을 허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사실상 전국민 출입을 막는 특이한 제도를 고수한다. 이 때문에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나 MICE 산업과의 연계도 쉽지 않다.
반면 일본은 카지노를 관광산업 성장의 핵심축으로 삼으며 적극적인 제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규제가 산업의 성장 속도를 결정짓는 대표적 사례다.
이에 강원랜드는 위기 대응책으로 ‘K-HIT(하이원 통합관광) 프로젝트 1.0’을 내세우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복합리조트를 목표로, 랜드마크 시설 도입과 웰니스 리조트, 스포츠 단지 조성 같은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학계도 목소리를 더한다. 관광산업을 국가 성장 과제로 삼은 만큼, 카지노 제도도 국제 기준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시에 도박 중독 같은 부작용을 줄일 국가 관리 체계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카지노 산업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 증가와 신규 리조트 개장 효과가 반영되며 매출은 이미 반등했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 오사카 IR이라는 초대형 경쟁자가 등장한다면, 되살아난 수요를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동북아 관광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 이상, 한국도 손발을 묶은 규제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때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오사카 IR의 개장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금의 대응이 미흡하다면, 가까운 미래에 더 큰 문제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