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시장 급성장 / 출처 : 연합뉴스
약국 앞에 사람들을 몰리게 하는 뜻밖의 치료제가 있다. 바로 ‘비만 치료제’다.
원래 당뇨병 환자 치료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살을 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주사’로 불리며 품귀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약이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다.
효과는 강력하지만 공급은 부족하고, 기준 밖 사용이 늘면서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 급성장 / 출처 : 연합뉴스
마운자로는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줄이는 주사제로, 임상시험에서 체중이 평균 20% 가까이 줄어든 결과가 나오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위고비 역시 같은 계열의 약으로 포만감을 높이고 위 배출을 늦춰 식사량을 줄인다.
원래는 체질량지수 30 이상 비만 환자나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같은 질환이 있는 성인에게만 쓰이지만, 지금은 정상 체중이더라도 ‘날씬해지고 싶다’며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문제다.
그 결과 일부 약국은 ‘마운자로 품절’을 일상처럼 내걸었고, 대형 병원에만 우선 공급되면서 불균형도 커졌다.
비만치료제 시장 급성장 / 출처 : 연합뉴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제약 분야 중 하나다. 2025년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28억 달러, 우리 돈으로 17조 원에 달하며, 2035년에는 최대 1,400억 달러, 약 190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20~40%에 이르는 폭발적 성장세다.
2025년 1분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1천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여기에 건강보험 적용 논의와 환자 접근성 확대가 맞물리며 시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2030년 국내외 시장이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과 R&D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약이 미용 목적으로 쓰일 경우 효과보다 부작용이 앞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만치료제 시장 급성장 / 출처 : 연합뉴스
정상 체중에서 맞으면 같은 용량이라도 혈중 농도가 높아져 구토, 복통 같은 부작용은 물론 췌장염, 담석 같은 심각한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또 비대면 진료에서는 키와 몸무게 입력만으로 처방이 이뤄져 허위 기재나 ‘성지 병원’ 찾기 같은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막으려면 비급여 상태인 비만치료제를 보험 체계에 포함해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어떻게 쓰이느냐이며, 사회가 이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17조 원 시장은 190조 원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도, 일시적 열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