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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관광지마저 중국에 넘어가나

by 위드카 뉴스

신라면세점 철수로 공항 재편
중국 최대 면세점 진출 초읽기
국내 업계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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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 출처 : 연합뉴스


인천공항에서 수많은 이용객들을 맞이하는 얼굴과도 같은 면세점.



신라면세점인천공항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1940억 원의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사업권을 포기한 이번 결정은 국내 면세업계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 빈자리를 중국계 면세점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 면세업체, 한국 시장 진출 본격화


호텔신라는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DF1 권역 사업권 반납을 확정했다고 21일 전했다.



화장품과 향수, 주류, 담배를 다루는 이 구역은 면세점의 핵심 수익원으로 치열하게 입찰 경쟁을 벌이던 곳이었다. 신라면세점은 내년 3월 17일까지 의무 운영 기간을 채운 후 완전히 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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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 출처 : 연합뉴스


이런 선택의 배경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갈등이 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일부 권역 임대료 40% 인하를 요구했지만 인국공이 수용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법원이 신라면세점에 25% 인하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인국공의 이의신청으로 무산됐다.


중국 면세업체, ‘물밑 작업’ 본격화


신라면세점이 떠난 자리를 놓고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이 재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장 주목받는 것은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의 참여 가능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CDFG가 신라면세점 철수 결정 이후 국내 면세점 업체들과 접촉에 나서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계 2위 규모의 면세업체인 CDFG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CDFG는 이미 홍콩 첵랍콕공항에서 주요 향수·화장품 면세 사업권을 확보했고, 마카오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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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 출처 : 연합뉴스


캄보디아와 태국, 아부다비 등 여러 국가 공항에도 진출해 운영 경험을 쌓아왔다. 2023년 인천공항 제4기 면세 특허권 입찰에 참여한 전력도 있어 한국 시장 진입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인국공은 관세청 협의부터 계약체결까지 총 5~6개월의 일정으로 조기 재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 구역 없이 여객 면세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각국 공항의 면세업체 보호 정책


글로벌 공항들의 면세사업자 선정 방식을 살펴보면 자국 업체 보호 경향이 뚜렷하다. 중국은 정부 면세 라이선스와 창고 등 시설 완비를 요구하지만 발급 기한이 없어 사실상 외국 업체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대만도 회사법 인허가와 5000만 대만달러 납입 자본을 의무화한다.



반면 한국은 국제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해 외국 업체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인국공 측은 “국제공항으로서 면세서비스 제공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개항 이래 지속적으로 국제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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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 출처 : 연합뉴스


다만 현재 심사표에는 ESG와 국내 활동 점수가 포함돼 외국계 면세점의 입찰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서 평가 기준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CDFG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서 “글로벌 2위 매출 규모에 자본력도 넉넉하고,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한국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 배경에는 고객 빅데이터 확보 목적이 있어 더욱 위협적”이라고 우려했다.



CDFG가 인천공항 면세사업자로 선정되면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획득에도 유리해지고, 중국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국내 면세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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