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36 구룡 / 출처 : 연합뉴스
포방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한국군에서도 천무 다연장 로켓은 이른바 ‘포병의 꽃’이라 불리며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한국이 천무를 개발하고 운용하기 전까지 우리 군에는 최대 사거리 36km의 다연장 로켓 K-136 구룡이 있었다.
BM-21 / 출처 : 연합뉴스
과거 197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은 지상 화력 측면에서 북한에 열세인 요소가 적지 않았다. 특히 북한이 소련의 BM-21 다연장 로켓을 모방한 다연장 로켓을 대거 도입하면서 한국은 이에 맞설 화력 자산이 절실했다.
미군 측 명칭으로 BM-11이라 불렸던 북한의 다연장 로켓은 원형인 BM-21과 달리 발사관의 수를 일부 줄여서 제작했으나 1970년대 기준 무려 14,000문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 군과 국민들에 상당한 위협이 되었다.
이에 한국도 넓은 면적을 일시에 제압할 수 있는 화력 자산을 도입하기 위해 다연장 로켓 자체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은 1974년 미국의 115mm 45연장 로켓 체계의 자료 조사를 시작으로 각종 체계 개발을 거쳐 1980년대에 이르러 K-136 구룡을 실전에 배치할 수 있었다.
K-136 구룡 / 출처 : 연합뉴스
K-136 구룡은 도합 36발의 로켓을 투사할 수 있는 다연장 로켓이자 가로로 9줄의 발사관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로켓을 발사하면 마치 아홉 마리의 용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구룡이란 별칭이 붙었으며 초기 단계에서는 23km의 최대 사거리를 보유한 K30 로켓을 사용하였다.
이후 한국은 성능 개량 작업을 통해 사거리를 36km까지 연장한 K33 131mm 로켓을 도입하며 구룡의 성능을 한층 더 강화했으며 구룡은 한 발의 로켓을 사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 0.5초에 불과하다. 즉, 36발의 모든 로켓을 한 번에 투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8초에 불과한 셈이다.
K-136 구룡 /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성능의 구룡이 실전에 배치되면서 한국은 이전까지 주력으로 사용하던 105mm 곡사포보다 더 짧은 시간에 다량의 화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다만 구룡은 시대적 한계로 인해 단점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모든 로켓을 소모하고 나면 탄약 조립부터 재장전까지 4명의 인원으로 약 한 시간이 소모되는 느린 재장전 시간은 구룡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천무 / 출처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구룡이 우리 군의 화력 체계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느 무기처럼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한국은 구룡의 느린 재장전 속도와 짧은 사거리, 130mm대에 불과한 로켓 구경을 보완하기 위해 더욱 발전된 성능의 천무를 개발하며 다연장 로켓의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하지만 구룡의 존재감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먼저 한국은 천무가 구룡에서 사용하던 131mm 로켓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구룡이 36발의 K33 131mm 로켓을 사용했다면 천무는 40발을 일시에 투사할 수 있다.
여기에 한때 구룡은 필리핀에 일부 물량이 공여되기도 하는 등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그 존재감을 완전히 잃지 않고 한국산 다연장 로켓의 전설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