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 본사 / 출처 : 연합뉴스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거둔 이례적인 성과다. 두 회사는 2025년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총 48만175대를 판매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현대차그룹이 10월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7~9월)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합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48만175대에 달했다.
현대차, 기아 3분기 실적 / 출처 : 서울신문
브랜드별로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26만538대로 12.7% 늘었고, 기아는 21만9637대를 판매해 11.1% 성장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2만1469대로 6.7% 증가하며 전반적인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모두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성과의 핵심 요인은 친환경차였다.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54.5% 급증한 13만5547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 생산라인 / 출처 : 현대차
하이브리드카는 9만58대로 54.6% 늘었고, 전기차는 4만5488대로 54.4%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한 비중은 31%에 달했다. 특히 분기 전체의 친환경차 호조 속에서, 9월 전기차 판매는 더욱 두드러졌다.
현대차·기아는 월간 기준 전기차 최다 판매인 1만7269대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 정부의 7500달러 전기차 세액공제가 9월 말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과다.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141% 늘어난 1만1052대를, 기아는 51.4% 증가한 6217대를 각각 판매했다.
현대차는 시장 확대를 위해 과감한 가격 인하 전략을 펼쳤다. 아이오닉5 2026년식 모델 가격을 최대 9800달러(약 1375만 원) 낮췄고, 2025년식 모델에는 10월부터 7500달러 현금 인센티브를 자체 지원해 정부 보조금 공백을 메웠다.
투싼 / 출처 : 현대차
현대차 관계자는 10월 2일 “재무 건전성과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전략”이라며, “미국 현지 생산과 판매를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하 전략뿐 아니라 SUV 모델의 인기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현대차는 투싼(1만7569대)과 싼타페(1만114대)가, 기아는 스포티지(1만4515대)와 텔루라이드(8408대)가 판매를 견인했다.
기아 미국법인의 에릭 왓슨 영업 담당 부사장은 “연간 판매 신기록과 역대 최고 시장점유율 달성이 예상된다”며, “전동화 모델과 세단의 두 자릿수 성장이 자사의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분기 주요 경쟁사 실적은 GM 70만8360대(7.9%↑), 도요타 62만9137대(15.9%↑), 포드 54만2983대(8.5%↑)로 나타났다. 경쟁사들도 나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과감한 전략과 친환경차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