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평화유지군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분담금 미납으로 인해 자금난에 내몰린 유엔이 결국 평화유지군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유엔 평화유지군은 중동의 다수 국가 이외에도 남수단과 코소보 등 세계 각지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 사회의 노력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엔 평화유지군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한 이후 다자주의 탈퇴를 선언하며 유엔과 산하 기구에 대한 지원금을 대폭 축소하기 시작했다. 또한 미국이 지불해야 할 분담금을 제때 내지 않으면서 유엔은 자금 측면에서 심각한 운영 위기를 겪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미지급 분담금은 현재 28억 달러, 한화 약 3조9천억 원이 넘는 수준이며 평화유지군 활동 분야에서도 미국은 전체 활동 예산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내고 있는 최대 분담국이다.
현재 미국이 내고 있는 평화유지군 예산은 전체의 약 26% 수준이며 2025~2026 평화유지군 활동 예산 54억 달러 중 13억 달러 수준을 미국이 내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예정된 평화유지군 활동 분담금의 절반 수준인 6억8천만 달러 수준만 지원할 계획을 통보해 예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 / 출처 : 연합뉴스
이에 유엔은 자금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평화유지군 병력 중 25%를 향후 몇 개월 내로 감축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현재 전 세계에서 6만 명 이상의 병력이 평화 유지 작전을 진행하고 있으나 유엔 측 관계자에 따르면 병력 감축 규모는 총 1만3천명에서 1만4천명 수준으로 예상되며 11개 지역에 분산되어 진행될 계획이다.
또한 평화유지군의 숫자가 줄어들게 되면 여기에 맞춰 평화유지 임무를 지원하는 민간 인력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헌장에 따르면 유엔에 가입되어 있는 모든 회원국은 평화 유지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의 납부 축소로 인해 이러한 규정이나 국제 사회의 평화 유지 노력이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 / 출처 : 연합뉴스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감축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최근 휴전 국면을 맞이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후속 조치 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평화 구상으로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평화유지군의 점령지 인계 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인질 석방을 진행하면서도 무장 해제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고 있으며 가자지구에 평화유지군 병력을 파병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
유엔 평화유지군 / 출처 : 연합뉴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가자지구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국가는 아직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으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현재로서는 가자지구 평화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사회의 평화 유지를 위해 운영되는 유엔의 평화유지군마저 감축된다면 분쟁 지역의 평화는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