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발표 / 출처: 연합뉴스
서울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정부의 초강력 규제가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다.
한강벨트 일대 과열 현상이 심화되자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규제 구역으로 묶는 전격적인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에 무주택자와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주택 시장 위축과 도시 정비사업 지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 대책 발표 / 출처: 연합뉴스
15일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들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6·27 대출규제와 9·7 공급대책 이후에도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갭투자가 증가하자 초강경 수요 억제책을 내놓은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가 규제지역에 포함됐다.
이 조치로 해당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에서 40%로 강화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40%로 축소되어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다.
부동산 대책 발표 / 출처: 연합뉴스
금융규제도 대폭 강화됐다.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현행 6억 원에서 4억 원으로,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낮아진다.
이들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스트레스 금리도 1.5%에서 3.0%로 상향 조정됐다.
또한 1주택자가 수도권이나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에도 이자 상환액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부동산 대책 발표 / 출처: 연합뉴스
서울시는 이번 정부 대책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변 일부만 규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시 전역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무주택 서민의 불안 심리를 키우고 실수요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정부 대책이 실수요자와 투기자를 구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조치”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달 발표한 ‘2031년까지 31만 호 주택 공급 계획’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며 재건축 조합원당 주택공급 수를 1주택으로 제한하게 된다.
부동산 대책 발표 / 출처: 연합뉴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려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규제로 대출이 묶이니 청약도 제한되고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며 “정비사업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어 현재 시내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영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부동산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전담 감독기구를 신설하고, 국토부는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해 관련 범죄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주택시장 안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들의 내 집 마련과 주거 안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로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