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한때 ‘망하기 직전’이라 불리던 쌍용차가 KGM으로 새 이름을 단 뒤, 놀라운 반전을 이뤄냈다. 전기차 시장의 거센 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전략을 다듬은 끝에, 하이브리드 SUV와 무쏘 EV를 앞세워 반등에 성공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수백억 원의 적자를 냈던 기업은 이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재도약의 시동을 걸었다.
SUV 중심의 포지셔닝에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더한 KGM의 전략이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 중인 하이브리드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3분기 연속 흑자까지 달성했다.
ACTYON / 출처 : KG모빌리티
KGM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1천889억 원, 영업이익 30억 원, 당기순이익 10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7% 증가했고, 36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 실적의 중심에는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액티언 하이브리드가 있다. 특히 액티언은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 콘셉트를 앞세워, 9월에만 911대가 판매되며 전체 하이브리드 내수 판매의 73.7%를 차지하는 수치다.
도심 연비는 15.8km/ℓ(미쉐린 타이어 기준)로 효율성과 주행 성능 모두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역시 복합 연비 15.7km/ℓ로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41% 향상된 수치를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기여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9월까지 누적 내수 판매는 총 5천679대로, 전체 판매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KGM의 하이브리드 전략은 이제 ‘보조 모델’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수익 기반으로 떠올랐다.
MUSSO EV / 출처 : KG모빌리티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서도 뚜렷한 성장세가 나타났다. 3분기 총판매량은 2만9천1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으며, 수출은 45.3% 늘었고, 누계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무쏘 EV는 국내에서만 9월까지 6천311대가 팔리며, 연간 목표치를 조기 달성했다. 또한 무쏘 스포츠와 칸 등 픽업트럭 라인업은 9월 누계 기준 1만2천679대를 기록해, 국내 픽업 시장 점유율 64.4%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독일에서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글로벌 론칭 행사가 열렸다. 유럽, 중동, 중남미 등 38개국 대리점 관계자와 기자들이 참석했으며, 국가별 맞춤 전략을 기반으로 해외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TORRES / 출처 : KG모빌리티
KGM은 하이브리드 열풍이 일시적 흐름이 아닌 장기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신차 7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먼저 선보일 모델은 중국 체리자동차와 공동 개발 중인 ‘SE10’이다. 이 협력은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 전반으로 확대된다.
여기에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최근 고객 요구에 맞춰 트림별 옵션 선택폭을 넓혔다. 엔트리 트림에서도 상위 트림 사양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해 실속과 안전성을 동시에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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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 관계자는 “SUV 중심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지속 확장해, 대중형 친환경 SUV 시장의 기준이 되겠다”며 “실용성과 기술력을 겸비한 모델로 더 많은 고객과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를 축으로 실적과 체질을 모두 바꿔낸 KGM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