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저렴한 차 한 대가 있습니다.
신차인데도 가격은 1천만 원대, 실속파에게는 더할 나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경차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최근 국내 경차 판매량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된 경차는 단 6만968대로, 전년 동기보다 27.3%나 하락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연간 판매량은 7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차 부재와 낮은 수익성, SUV에 대한 선호 증가가 이 같은 흐름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새 차로 구매할 수 있는 경차는 캐스퍼, 모닝, 레이, 레이EV 단 네 가지입니다.
쉐보레 스파크가 단종되면서 선택지가 크게 줄었습니다.
게다가 캐스퍼(2021년)와 레이EV(2023년)를 끝으로 더 이상 새로운 경차 모델은 등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당 마진이 적어 제조사 입장에서는 경차 신차를 출시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경차 판매 감소의 핵심은 ‘작은 차’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크고 넓은 차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SUV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차의 연비도 기대에 못 미칩니다. 예를 들어 캐스퍼 1.0 터보 모델은 12.3km/ℓ로, 소형 SUV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실내 공간이나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점 역시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경차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기준, 중고차 실거래량 상위 5개 모델 중 모닝, 스파크, 레이가 포함되었습니다.
경차는 초기 가격 뿐 아니라 세금, 보험료, 연료비 부담이 적어 사회초년생이나 실속형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신차보다 중고 경차를 찾는 경우도 많아지며, 백만 원대 구매도 가능합니다.
해외에서는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현대 캐스퍼 기반의 전기차 모델 ‘인스터’가 일본에서 ‘올해의 차’ 후보에 올라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경차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작은 차 = 하위 차급’이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합니다.
이제는 단순히 ‘저렴한 차’가 아닌 매력적인 도시형 이동수단으로서의 재정의가 절실합니다.
전동화 흐름과 도심 주행 니즈를 고려한다면, 경차의 반전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