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직판제 도입 /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오래도록 일어났던 딜러 간 과도한 할인 경쟁과 이른바 '발품 팔기'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입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오는 4월 13일부터 새로운 판매 방식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독일 프리미엄 3사 중에서 한국 시장에 이러한 직판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전 세계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13번째 사례에 해당합니다.
이번에 시작되는 직판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전국의 모든 전시장에서 같은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원 프라이스(One Price)' 정책입니다. 과거에는 동일한 모델이라도 판매점마다 담당자 재량에 따른 할인율과 프로모션 혜택이 다양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여러 곳의 견적을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새로운 판매 방식에서는 가격을 정하는 권한이 본사에 귀속되면서 이러한 판매점별 가격 차이가 처음부터 원천 차단됩니다. 물론 모든 차량의 가격이 연중 내내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시장 상황이나 전략적으로 중점을 두는 차종 여부에 따라 본사 차원의 월별 프로모션 방향은 유연하게 조정될 예정입니다.
가격뿐만 아니라 차량의 보유량도 전국 단위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이전에는 특정 판매점이 원하는 사양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다른 판매점을 방문하여 계약을 진행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본사가 관리하는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보유량을 확인하고 배정할 수 있어 인도 대기 기간도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직판제 도입 후에도 기존에 운영되던 11개의 공식 판매점과 전시장은 줄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들의 사업 구조와 주요 기능은 차량을 도매로 사들인 후 마진을 더하여 파는 방식에서 벗어나, 본사의 차량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관리 수수료를 받는 대행 체제로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벤츠 코리아는 판매점들이 지금까지 부담이 컸던 팔리지 않은 차량의 보관 문제에서 해방되는 만큼, 고객 상담과 판매 후 서비스(AS)와 같은 본래의 역할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영업직원들의 판매 실적에 따른 보상 체계가 축소되면서, 현장에서의 적극적인 고객 관리 능력이나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이 이전보다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11개 판매점이 새로운 수익 방식 속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이번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최고의 관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번 벤츠의 결정이 앞으로 수입차 업계 전체의 판매 구조를 크게 바꾸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테슬라와 폴스타는 이미 100% 온라인 판매를 채택했고, 혼다 코리아가 정가제를 먼저 시행한 사례가 있지만, 이미 광범위한 오프라인 판매망을 운영 중인 대형 브랜드가 체질을 바꾸는 것은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BMW와 아우디 같은 주요 경쟁사들도 벤츠의 직판제 실행 이후 시장 점유율의 변화 추이와 고객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두고 협상하는 스트레스 없이 명확한 조건 하에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이 형성되었으며, 이 제도가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벤츠코리아 직판제 도입 /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