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누적 판매 1만 대 돌파 / 출처 : BYD
'중국차는 아직 시기상조'라던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견고한 불문율이 불과 1년 만에 산산조각 났습니다.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가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 약 1년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며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과거 전기차의 대명사인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1만 대 고지를 밟는 데 3년 이상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압도적인 속도입니다.
이례적인 흥행 돌풍의 절대적인 1등 공신은 중형 SUV '씨라이언 7(Sea Lion 7)'과 소형 전기 SUV '아토 3(Atto 3)'입니다. 이 두 차종은 전체 1만 대 판매량 중 85% 이상(씨라이언 7 약 47.1%, 아토 3 약 38.3%)을 차지하며 BYD의 한국 안방 안착을 주도했습니다.
단기간에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든 핵심 무기는 단연 동급을 파괴하는 '가격 경쟁력'입니다. 배터리 내재화를 통한 압도적인 원가 절감 능력을 바탕으로, 동급 국산 경쟁 모델인 기아 EV5나 현대차 아이오닉 5 대비 수백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 가까이 저렴한 실구매가를 제시했습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맞물려 고가의 차량 가격에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들에게, 풍부한 옵션과 넓은 공간을 갖추고도 저렴한 BYD의 전략이 정확히 적중한 셈입니다. 하반기에는 전기와 기름을 함께 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까지 투입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파격적인 신차 가성비 이면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치명적인 맹점이 숨어 있습니다. 3년에서 5년 뒤 차량을 중고 시장에 되팔 때 마주하게 될 '리세일 밸류(잔존가치)' 하락 문제입니다. 통상적으로 중국계 브랜드 차량은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A/S 인프라의 한계 탓에 국산차 대비 감가상각이 훨씬 빠르고 가파르게 진행됩니다. 신차를 살 때 1,000만 원을 아꼈더라도, 몇 년 뒤 중고차로 매각할 때 동급 국산차보다 1,500만 원 이상 가격이 더 떨어져 버린다면 결과적으로는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아직 진출 1년 차인 만큼 배터리 보증 수리나 사고 시 부품 수급 기간 등 실질적인 서비스망(A/S)의 품질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초기 구매 비용 절감이라는 달콤한 열매에만 취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유지보수와 감가상각까지 계산기를 냉정하게 두드려봐야 할 대목입니다.